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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일리 Aug 21. 2020

대출금이 산더미인데 시댁에 용돈 드려야 하나요?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 아까운 저, 이상한 걸까요?


아무리 사랑해서 한 결혼일지라도 돈 문제가 엮이면 머리가 아파진다. 법적으로 가족이 된 만큼 공동 재산의 개념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같은 공간에 살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꿈꿔나가는 배우자인 만큼 미래 설계를 위한 계획과 의지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가뜩이나 '내 집 마련'의 꿈이 마냥 꿈으로만 여겨지는 이 시대에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부간의 '돈 문제'. 오늘 사연의 주인공 A씨도 남편과 바로 이 '돈 문제'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는 중이다. 빠듯한 생활에 지친 A씨가 양가 부모님께 용돈을 그만 드리겠다는 선언을 한 이후로 남편과의 냉전이 계속되고 있다는데··· 자기만 불효녀가 되기는 억울하다는 A씨,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오늘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시댁이나 친정의 지원 따로 없이 각자 부모님께 할 도리만 다 하자는 의견을 합의한 후 결혼했다. 그런데 합의는 그냥 합의일 뿐이었고, 결혼을 하니 실상은 달랐다. 친정에서는 연락이나 방문을 종용하며 부담을 주는 일이 일절 없었지만 시댁은 달랐다. 시댁 식구들은 남편보다도 A씨가 전화를 해주기를 바랐고, 어쩌다 시댁에 방문이라도 하는 날에는 설거지를 비롯한 집안일을 은근하게 강요했다. 안 그래도 이 문제 때문에 A씨는 소위 '시댁 스트레스'로 불리는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있던 참이었다.


그러다 용돈 문제가 터졌다. 친정과 시댁에 각각 매달 25만 원씩 용돈을 드리고 있던 A씨네 부부. 앞서 설명한 대로 A씨 부부는 양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결혼했기 때문에 살림살이가 빠듯했다. A씨와 남편 모두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벌이가 그다지 많지 않고, 집도 이미 대출을 끼고 시작한 터라 변변치 않은 곳에 구했다. 많지 않은 벌이에 다달이 대출도 갚아야 하고 적금도 넣어야 하는 데다 아끼고 아껴서 생활비까지 조절해야 하는 A씨는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고민하던 A씨는 남편에게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을 없애자는 제안을 했다.


생활비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A씨의 마음을 모르는 듯한 A씨의 남편은 양가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을 없애자는 제안을 듣자마자 "그건 안 된다"라며 화를 냈다. A씨는 제 말도 제대로 듣지도 않고서 안된다는 소리부터 하는 남편에게 화가 났지만 침착하게 "우리 형편에 매달 부모님들께 용돈까지 챙겨드리는 건 무리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 부모님한테 용돈 못 드린다 말할 테니까 당신은 당신 부모님께 똑같이 말씀드려라"라고 한 A씨. 이에 A씨의 남편은 좀 기다려 보라는 말만 3개월째 반복할 뿐 시댁에 용돈과 관련된 말은 일절 언급도 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매달 50만 원씩 빠져나가는 것이 아까웠던 A씨는 이 문제로 남편에게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매달 나가야 하는 적금, 생활비, 그리고 한참 남은 대출금을 계산해봤을 때 우리 형편에 부모님 챙겨드릴 여유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A씨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A씨의 남편은 A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너는 왜 그렇게 불효녀냐, 돈 얘기 좀 그만해라"며 A씨를 다그쳤다. 매일같이 통장을 쳐다보면서 속앓이 하던  A씨는 남편의 비협조적인 반응에 화가 나 "당신은 그냥 가서 당신 부모님께 효도하면서 살아라"라며 초강수를 뒀다.


A씨는 결혼해서 새로운 가족을 꾸렸으면 양가 부모님보다 우리가 빨리 자리 잡고 잘 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양가 25만 원이면 월 50만 원, 즉 1년에 600만 원이 나가고, 여기에 명절, 생신, 어버이날까지 챙기면 900만 원의 돈을 '효도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셈인데 현재 갚아야 할 대출금이 산더미에다 벌이까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의 효도는 무리라고 판단한 것. 게다가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25만 원이 그렇게 큰돈도 아닌데 티도 안 나는 이런 작은 효도를 위한 지출을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A씨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이런 딸의 마음을 눈치챈 것인지 A씨의 친정에서는 "너희 살기도 힘든데 무슨 용돈이냐"라며 용돈을 그만 보내라는 말을 했지만 A씨는 시댁에만 용돈을 부치자니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 오기로 매달 시댁과 친정에 용돈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정에 비해 혼자만 효자 노릇하며 자신을 불효녀 취급하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한 A씨, 더군다나 남편의 누나들도 부모님께 용돈을 따로 안 준다는 소식까지 들어 마음이 심란하기만 하다!


시댁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받는 스트레스와 매일 같이 반복되는 돈 걱정에 밤에 잠도 잘 오지 않는다는 A씨, 이제는 남편이 A씨와 꾸린 가정과 미래의 계획에 더 신경 써주기를 바라는 이 마음이 욕심인가? 싶은 생각 때문에 우울하기까지 하다는데······. 남편의 비협조적인 태도가 반복되면 더 이상 결혼 생활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질 것 같다는 A씨는 정말 남편의 말대로 '불효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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