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살아가는 동물과 곤충의 놀라운 능력
차라리 사막이 낮이고 밤이고 더우면 오히려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막의 낮은 작열하는 태양으로 매우 뜨겁지만 밤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매우 춥다. 극심한 기온 차에 비까지 잘 오지 않으니 늘 건조하기 마련이다. 이런 곳이 과연 동?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될까? 물론이다. 그 지역에서 살기 위한 최적의 상태가 될 수 있게끔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조금씩 변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황량한 모래 언덕일 뿐이지만 이곳에 사는 생물들에게 어쩌면 사막이란 매우 처절한 생존 구역일 터, 특히 생물에게 꼭 필요한 ‘물’을 쉽게 구할 수 없는 곳인데 어떻게 극한의 기후를 버티고 이겨내며 살아가는지 지금부터 확인해보도록 하자.
짧은 앞발과 긴 뒷발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마치 캥거루 같아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된 캥거루쥐는 건조한 사막 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물을 마시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평생 동안 거의 물을 마시지 않고 오로지 나무뿌리나 씨앗 등의 먹이로부터 수분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 안 수분량은 다른 포유류와 비슷한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체내 수분량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콩팥에서 수분을 재흡수해 그 어떤 포유류보다 진하고 농축된 소변을 배출하고 대변 역시 수분 함유량이 거의 없다. 호흡을 통해 배출되는 소량의 수분 역시 콧구멍에서 다시 회수해 몸에 재흡수 된다.
생김새 때문에 도깨비 도마뱀 혹은 가시 악마 도마뱀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비주얼을 자랑하는 동물이다. 마치 용을 연상하게 하는 듯한 얼굴에 온 몸에는 크고 작은 뾰족한 가시들이 잔뜩 나있다.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밤이나 새벽에 이슬이 맺히거나 비가 오면 수분을 흡수하는 생존 수단이기도 하다. 피부 표면의 가시 사이사이에 있는 홈으로 수분이 모이면 피부 아래의 관으로 연결되고 모세관 현상과 중력 현상 때문에 좁은 관을 따라 위로 올라가 입까지 전달이 된다.
개구리와 같은 변온 동물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고 체온이 0℃ 이하로 내려가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대개 겨울잠을 잔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 지대에서 살고 있는 물저장 개구리는 독특하게 여름잠을 잔다. 이 시기 오스트레일리아는 건기로 매우 뜨거운 온도 때문에 쉽게 수분을 손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저장 개구리는 피부에서 방수 기능이 있는 점액질을 분비해 몸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지 못하게끔 하고 방광에도 물을 저장해 최대 2년 정도 여름잠에 든다.
소노란 사막은 두 번의 우기가 있어 북아메리카 사막 중 가장 많은 동?식물이 살고 있다. 비가 많이 오기는 하지만 평균 기온이 40℃, 여름철에는 60℃까지 치솟을 정도로 북아메리카 지역에 있는 4개의 사막 중에서는 가장 뜨거운 편이다. 대부분의 동·식물은 우기 동안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해놓고 건기를 살아가게 된다. 사막 거북도 예외는 아니다. 30cm 남짓한 작은 몸집이지만 자신 몸무게의 약 40% 정도 되는 양의 수분을 방광 속에 저장해놓는다. 그리고 이 소변을 이용해 수분을 공급함으로써 물을 마시지 않아도 건기를 보낼 수 있다.
물을 마시지 않아도 하루에 40km 이상, 무려 300km 이상을 이동할 수 있어 예전부터 ‘사막을 건너는 배’라고 불려온 낙타는 여러 신체 조건을 통해 사막에 최적화된 동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낙타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등에 있는 혹에는 물이 아닌 지방이 들어 있는데 물을 마시지 않거나 먹지 않아도 이 지방을 분해함으로써 영양분과 약간의 수분을 섭취해 에너지를 낼 수 있다. 또한 체중 600kg 정도의 낙타는 3분 동안에 최대 200리터까지 마실 수 있으며 체중의 20~25% 정도 되는 수분이 빠져나가도 견딜 수 있다.
독특하게 꼬인 나선형의 뿔 때문에 몹시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알려진 아닥스(영양의 한 종류) 연간 강수량이 100mm 이하밖에 되지 않는 극한의 사막 환경에서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꽤 오랜 기간을 지낼 수 있으며 주식인 콩과류 식물이나 풀, 나뭇잎, 열매 등의 먹이나 새벽에 내리는 이슬로 필요한 수분을 얻어 생활한다. 또한 최대한의 수분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소변의 농도는 매우 진한 편이며 낮 시간에는 그늘진 곳에서 쉬고 밤에 활동한다.
척박한 사막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한 동물들의 생존 본능은 대단하다. 주로 남아프리카 케냐의 건조한 사막 지대에서 살고 있는 날쥐는 얼핏 보기에 캥거루쥐와 비슷한 외모로 종종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캥거루쥐보다는 몸집도 크고 귀도 더 긴 편이며 그 모습이 마치 토끼와 닮았다고 해서 날 토끼 혹은 뜀 토끼라고도 불린다. 날쥐는 바람에 날려온 식물의 씨앗이나 뿌리 같은 먹이를 먹으면서 탄수화물과 지방으로 분해되는 과정 중에 생기는 수분으로 살아가고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낮보다 주로 밤에 활동한다.
아프리카 북부와 아라비아반도 서쪽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도르카스 가젤은 휘어진 뿔을 갖고 있으며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동물 중 하나다. 사막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벽이나 밤 시간대에 주로 활동하며 물 없이도 생활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어 풀과 연한 잎 등 먹이로부터 수분을 섭취한다. 또한 일정 온도가 넘었을 때만 땀을 흘리며 체내에 수분을 저장해 놓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막에 분포하는 샌드 가젤은 간과 심장 크기를 줄여 호흡을 적게 해 호흡을 통해 수분이 빼앗기지 않게끔 조절한다.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일 년에 내리는 비는 열흘 정도로 해안가 기준 고작 13mm에 그친다. 한낮에는 40℃ 이상 오르고 지표면 온도는 무려 70℃까지 올라가지만 새벽에는 영하로 떨어지면서 극심한 기온 차이로 생물들이 쉽게 살 수 없는 환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막에도 살고 있는 생물이 있는데 바로 사막 딱정벌레다. 약 300m의 모래 언덕을 오르는 이 딱정벌레는 방수 상태를 띠는 등껍질의 수많은 돌기를 통해 짧은 시간에 수증기가 물방울로 잘 맺히게끔 만들고 편평한 표면을 통해 입으로 물을 흘려보내게 한다.
생김새가 너무나도 귀여운 사막 여우는 여러 가지 생존 능력을 보여준다. 먼저 모세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큰 귀는 몸에 쌓이는 열을 밖으로 배출해 체온 조절을 하고 동시에 불필요한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햇빛을 반사하고 밤에는 따뜻하게 할 수 있도록 털이 잘 발달되어 있어 일교차가 심한 사막에서 생존하는 데 매우 유리하다. 또한 사막 여우는 물을 거의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곤충이나 작은 동물 등의 먹잇감을 찾아 모래를 파는 동시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물 뿌리도 먹음으로써 수분을 보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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