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폴리오 '매거진'은 스테이 공간에 깃든 사람과 건축 이야기를 들여다 봅니다.
더 이상의 자극도 더 이상의 정보도 원치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가만히 있어도 주위와 차단될 수 없는 현대 사회에서 온 힘을 다해 사회와 잠시 떨어져 지내려 노력해도 마치 관계의 협착처럼 뒤섞여 경계의 구분이 되지 않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단한 쉼이 이어질 때가 많다.
숨을 쉬어도 쉼이 되지 않고, 쉼에 있어도 숨을 쉴 수 없는 많은 것이 쏟아진다. 고립이라는 문장을 내거는 스테이들도 넘쳐나고, 온전하고도 평온한 휴식을 위한 공간도 넘쳐난다. 가고 싶은 사람들 역시 넘쳐난다. 예약도 대기도. 더 이상의 무언가가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완전한 자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 진정한 고립은 무엇일까? 어디보다 편안한 집에서 얻지 못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위해 마땅히 떠날 곳은 생각만큼 넘쳐나지 않는다.
닿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지역을 거쳐야만 하는 육지의 섬이라 불리는 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완전한 자유를 찾는다.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숙소 어디에서도 자주 앉고 눕고 멈추게 되는 곳.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또 다른 세상에 도달한 듯한 자연의 곁에 자리한 '예이제'.
예이제 더 알아보기
호스트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휴식을 위해 몇 해 전부터 합천을 찾았었다. 여느 때처럼 합천에 도착한 호스트는 잔잔한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멍하니 쉴 수 있는 자신만의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곳 저것 찾던 중 호수가 눈앞에 있다는 30년이 넘은 낡은 여관을 숙소로 구하게 되었다. 여관에 도착했을 때. 길가에 빼곡한 벚나무 숲이 우거져서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선 듯했다고 전한다.
굽이진 길의 마지막, 경사진 비탈길을 따라 내려갔을 때는 지금 예이제의 전 객실이 바라보는 넓게 펼쳐진 광활한 호수의 풍광을 마주하고는 한참 동안이나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처음 보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경치에 일순간 반하였고, 그렇게 흠뻑 빠진 호스트는 여정을 마치고도 수차례 그곳에서 생활을 이어가며 일 년여를 보냈다. 그러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홀로 누리는 것보다 호스트 자신이 원했던 그만큼의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천천히 예이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INTERVIEW
예이제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합니다.
재생 건축, 재생 건축은 노후건축물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원형이나 기초 등은 유지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것인데요. (공사 중에 나온) 폐콘크리트는 토목용으로, 목재는 연료로 그리고 활용할 수 있는 소재와 구조는 최대한으로 이용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렇게 예이제를 만들었습니다. 예이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이곳을 표현한, 이전과 지금이라는 뜻을 가진 순수 우리말입니다. 예, 이제.
예이제의 위치로 합천호를 선택하신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합천호는 몇 년 전 처음 방문한 제 휴가지였습니다. 잔잔한 호수가 보이는 곳에서 멍하니 쉬고 싶어서 이곳저곳을 찾아보던 중에 호수가 눈앞에 있다는 30년이 넘는 낡은 여관을 숙소로 구하게 되었습니다. 큰 기대도 정보도 없이 찾아온 합천은 어릴 적 수학여행지였던 곳으로 특별한 기억이나 추억이 있진 않았어요.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점차 펼쳐지는 멋진 풍경들이 합천을 선택한 것을 약간 안심하게 했습니다.
낯선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길가에 빼곡한 벚나무로 숲이 우거져 마치 깊은 산속에 들어온 듯 했어요. 그리고 굽이진 길의 마지막, 경사진 비탈길을 따라 내려갔을 때 갑작스럽게 펼쳐진 넓은 호수의 풍광. 한참 동안이나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이곳에 흠뻑 빠져버렸고, 여행이 끝나고도 수차례,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는 이곳에서 생활을 이어갔죠. 그러기는 일 년. 어느새 이곳에 예이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어떤 과정의 브랜딩 또는 기획이 있으셨는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새로운 곳을 만날 때의 설렘은 가서 뭘 하지라는 말을 부르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낯선 곳의 조우는 이제까지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경험에 대한 설렘도 함께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로운 곳에서의 다양한 경험 중, 예이제는 그 경험이 동적이지 않고 정적인 경험이길 바랐습니다. 넓은 정원에서는 급하게 걷거나 움직이지 않고, 그냥 멍하지 않아서 쉬고 바람과 기온을 느끼고 휴식할 수 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 휴식을 통해 충분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숙소가 예이제가 바라는 모습입니다.
예이제에 머무실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다른 모든 스테이처럼 예이제 역시 숙박객분들이 도착하시기 전까지 정성을 다해 준비합니다. 전날 사용된 식기를 깨끗이 세척하고 정리, 살균하며, 침구는 독한 표백제를 쓰지 않고 세제향이 없는 좋은 세제로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직접 세탁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늘 새것과도 같은 쾌적한 객실의 컨디션을 위해 먼지를 털고 닦아내며, 숙박객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이용하실 수 있도록 온수를 욕탕에 받아둡니다.
넓은 정원에서 계절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도록 가꾸고 정리하며, 혹시나 모를 해충에 대비해 매일 방역을 합니다. 4개의 객실과 다이닝룸, 정원과 외부 라운지를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숙박객분들이 도착하십니다. 다소 늦은 체크인 시간이지만 예이제에서의 시간이 편안하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긴 기억과 추억의 시작에 예이제가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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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김모아
Photo by 박기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