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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온기가 머무는 [제주 서귀포 숙소 | 훈온]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작은 푸른 숲에서

누리는 훈온함


글ㆍ사진  김대연


진짜 새해가 시작된다는 3월을 맞이해 정신없이 바쁜 나날들을 보내는 요즘. 매몰된 일상에 멈춤이 필요했던 어느날 사우나와 온수욕을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한 숙소 모습에 끌려 훈온에서의 하루를 예약했다.



2월 어느날부터 시작해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 되던 제주, 아쉽게도 훈온에서의 이틀도 우중충한 날씨속에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일정을 마치고 저녁 시간에 도착하게 된 훈온의 ‘훈가’ 룸. 어둑해진 시간에 실내는 자연의 소리로 가득 메워져 있어서 순간 긴장이 한시름 놓아졌다.



원룸 구조로 침실만 단층을 두어 구분이 되어 있고, 요리를 하며 식사하기 편안한 구조로 마련된 주방과 아침 햇살을 맞으며 커피 마시기 좋은 방향에 소파가 자리 잡고 있다.



버거운 일정을 보내고 온 탓에 소파에 앉아 몇분은 하염없이 시간을 흘러 보내다가 기운을 차리고 숙소를 가볍게 훑어보았다.



목욕과 사우나에 진심인 호스트의 의도답게 대중목욕탕 부럽지 않을 정도로 파우더룸, 샤워실, 욕실, 사우나실이 분리되어 있었고 와이프와 단둘이 왔지만, 부모님께서 특히나 애정하실 숙소였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훈온 예약하기




훈온의 장점 중 하나는 온전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인근에 편의점이나 식당과 같은 시설이 있다는 것. 먹고 싶은 음식을 포장해서 왔지만 깜빡해서 오지 못했던 것을 도보로(약 5분) 접근 가능한 편의점에서 구매해왔다.



탄산수와 커피, 맥주, 생수를 기본 어메니티로 제공해주시는 호스트 덕분에 저녁과 아침이 모두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



식사를 하고 늘어지는 시간을 보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 전에 사우나와 욕실을 즐기기로 하고 욕실 공간에 준비된 차를 마시며 몸을 따뜻하게 데우기 시작했다.



욕실을 이용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미리 온수가 받아져 있어서 물을 받는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다른 숙소들은 보통 그만큼의 시간 계산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꽤나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사우나를 단독으로 사용했던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따뜻한 온도를 혼자 즐긴다는 게 사치스럽단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보통 대중목욕탕에서도 사우나실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편은 아니지만 이곳에선 무슨 이유였는지 오랫동안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사우나에서 온수욕까지 이완의 시간을 오래도록 즐겼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몸을 관찰하거나 느낄 수 있었는데, 이렇게나 많은 근육 뭉침이 있는지도 몰랐고 감당할 수 없는 긴장감을 지니고 살았구나 라는 측은지심의 감정도 느꼈다. 일상에서 매몰찼던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을 보내고 이제 가장 위로가 되는 시간을 마주하러.



제주도라서 가능한 음식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제주 막걸리와 고등어회는 정말 애정하는 것들이다. 고등어가 잡히는 해안이어서 비리지 않은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고 제주 막걸리는 여러 막걸리 러버가 인정한 맛있는 술이다.



모두 훈온 인근에서 구할 수 있어서 여행 여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구매해서 오면 가장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있겠다.



이런 비일상을 종종 보내는 우리는 심도가 다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일상 중 집에서 나누는 대화와는 차원이 달라 꿈이나 가치관 등을 공유하고 서로가 그리는 그림을 또렷하게 묘사하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그 대화가 좋아서 몇 시인지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다 정리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아침, 아쉽게도 날씨는 흐렸지만 구름 사이로 종종 내비치는 햇빛과 구름을 뚫고 나오는 햇빛이 거실을 은은하게 비추어 주었다. 소파 테이블에 간단한 아침을 차리고 커피를 준비했다.



호스트가 준비해 주신 드립백으로 커피를 내리며 정돈의 시간을 가진다. 일상은 부산스러운 아침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정적 속에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 그것이 이루어진 다소 완벽한 아침이라 할 수 있었다.



커피를 내린 후 짧지만,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 보기로 했다. 와이프는 책을 꺼냈고 난 찍었던 사진을 리뷰하며 음악을 들었다.



중간중간 창문 새시를 뚫고 들려오는 새소리와 창밖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시간이 멈추길 바라는 헛된 상상도 해보았다.



돌담으로 둘러싸여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었던 마당. 날씨가 조금 더 따뜻했다면 이곳에서 온전히 시간을 보내기에도 너무 좋을 것 같다. 다시 한번 부모님 생각이 났었던 공간. 상상만 해도 행복한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졌다.



일상 중 들을 수 없었던 소리와 마주할 수 없었던 장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었던 대화가 큰 선물이었던 훈온에서의 하루. 일상이 상처투성이인 나에게 나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었던 감사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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