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낙원에서 즐기는 휴가 [춘천 감성 숙소 | 아오]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낭만으로 

채운 오늘


글ㆍ사진 ㅣ 길보경


여름의 한복판에 당도할수록 나는 가벼워진다. 가벼움은 곧 자유를 불러오고, 새롭고 낯선 존재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어떤 용기가 샘솟는다. 이현아 작가의 책 <여름의 피부>의 문장을 읽다 보니 계절을 살아내는 인간의 마음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여름이 나를 통과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볕이 내리쬐는 대로 느슨하게 몸을 푼다. 바람이 들도록 몸을 연다. 어떤 것이든 안으로 흘러들어와 나를 간지럽히도록 내버려둔다. 눈꺼풀 위로, 손톱 아래로, 등줄기로, 귓바퀴로, 양 뺨으로, 발가락 사이로, 무릎 뒤편으로. 나는 그중에서 조금 시고 달콤한, 다 익어도 어쩐지 풋내가 나는 것들을 조심스럽게 골라낸다. 여름에는 어쩐지 그런 맛이 어울리니까. 발끝으로 굴러오는 무수한 여름의 증거 중에서 몇몇을 주워 탐한다.' - <여름의 피부> 76페이지 중 일부 발췌



눈과 귀가 활짝 열리는 이 계절에 연인과 함께 강원도 춘천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춘천은 서울에서 두 시간 안팎이면 닿을 수 있어 가까우면서도 강원도의 경이로운 대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작고 가벼운 여행의 목적지로는 제격이 아닌가. 수려한 산세를 감상하며, 얼마나 달렸을까 춘천의 올미마을에 도착했다. 



오래된 소나무가 숲을 이룬 마을에 오늘의 집, 스테이 아오가 있다. 조용한 골목길의 노란 대문을 열자, 동화처럼 아름다운 집이 나타났다. 햇살 가득한 정원으로 둘러싸인 하얀 집이라니. 아오의 환상적인 실루엣과 바깥의 소담한 정경이 평화롭고 충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아오의 파사드만큼이나 내부의 모습도 아름다움의 연속이었다. 옅은 베이지 톤의 마감재와 아치형 요소, 유리블록 등을 활용한 침실은 온화하면서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 휴식을 위한 최소한의 형태와 색감이 아늑함을 끌어내는 동시에 마당을 바라볼 수 있는 큰 창문이 있어 개방감도 느껴졌다. 우리는 집안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침실에 짐을 내려 두고 나머지 공간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침실과 주방을 잇는 복도에 자리한 스파룸은 이국의 휴양지에 놀러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열대 식물을 조성한 플렌테리어와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액자 같은 풍경 덕분에 더욱 상쾌한 기분에 휩싸였다. 넓은 자쿠지는 두 사람이 들어가도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바로 맞은편에 샤워실 및 화장실이 있어 동선상 스파를 즐긴 뒤 샤워하러 가기에 편리했다.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핸드솝 등 내부 어메니티는 모두 이솝 제품을 구비했다.



주방과 다이닝룸은 백색의 단정한 공간에 우드 가구를 더해 내추럴하면서 따듯한 무드를 완성했다. 세로로 긴 창문을 내어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창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산등성이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곳엔 발뮤다 토스터기와 커피머신, 전자레인지, 스피커, 스탠바이미 등 여행의 장면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줄 가전제품이 잘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오의 동화적 감성에 걸맞은 테이블웨어와 파티용품 등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어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에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오의 히든 플레이스인 온실! 비밀의 정원 같은 이곳은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온전히 우리만의 시간을 허락하는 듯했다. 호스트님께서 한겨울에 햇볕을 느끼고, 여름 장마철에도 쾌적하게 티 타임을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곳이라고. 그의 마음이 깃든 공간답게 싱그럽고 따스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아오 예약하기


아오에 도착하기 전, 호스트님께서 공유해 주신 주변 맛집 및 즐길 거리 안내문을 참고해 장을 보았다. 덕분에 큰 규모의 주류 마켓이 숙소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내추럴 와인과 안주거리를 구입했다. 쁘띠 피크닉을 즐기기 위해 다시 정원으로 나갔고, 아기자기하게 꾸민 야외 테이블에 앉아 한낮의 여유를 만끽했다.



시야가 닿는 모든 곳이 포토 스폿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우 세심하게 정돈된 정원의 풍경을 마주했다. 높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프라이빗하면서도 갖가지 정원수가 심긴 넓은 잔디 마당이 있어 어느 공간에서나 안락하게 즐길 수 있었다. 



오늘의 저녁 메뉴는 회와 우동 그리고 피노 누아. 취사가 불가능한 주방이었지만 배달 서비스의 선택권이 많은 지역이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행지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험도 특별하겠으나, 요리라는 행위를 생략했을 때 얻는 시간적, 신체적 여유를 생각한다면 끼니 한 번 정도는 이렇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탠바이미에서 OTT 플랫폼을 접속해 영화를 틀고, 밤이 깊을 때까지 천천히 만찬을 즐겼다.



다음 날 아침, 맑은 하늘을 보고 조식을 밖에서 먹기로 했다. 아오에서 사전 신청하면 받을 수 있는 피크닉 세트와 모든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시리얼, 우유 등을 활용해 풍요로운 아침상을 차렸다. 피크닉 바구니 안에 완벽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다종다양한 소품이 준비되어 있어 꾸미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쩌면 평범할 수도 있었던 아침이지만 호스트님의 센스 덕분에 마치 파티를 연 것처럼 특별하게 보낼 수 있었다.



기분 좋게 하루를 열기에는 목욕만 한 것이 없다. 집에서 들고 온 소설책 한 권과 마실 물을 준비해 스파룸으로 향했다. 따듯한 욕조 안에서 정원을 감상하고, 독서를 향유하며 실로 호사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에서 지내는 모든 날이 '아름다운 오늘'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아오에서 그 의미를 느껴보는 하루를 보냈다. 한여름의 낭만 가득한 휴양 끝에, 어쩌면 우리에겐 시간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긴 시간보다 의미 있게 보낸 한 순간이 나머지 삶을 좌우하는 것은 아닌지. 분주한 일상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생활을 돌아보고, 삶을 정돈해 나갈 때 비로소 시간의 밀도를 높이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시간을 ‘잘’ 보내는 여정을 이어가길 바라며 남은 여름을 기대해 본다.


아오 예약하기

스테이폴리오 예약 혜택
① 상시 운영되는 숙박권 이벤트로 경품 받고 여행 떠나요.
② 2번 이상 이용 완료하면, 스테이폴리오에서만 예약 가능한 히든 스테이를 만날 수 있어요.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색과 치유를 위한 [양양 감성 숙소 | 비온후풍경]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