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40대 중반의 나이에 미국으로 이직하게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은 꿈을 이뤄서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겉으로 티를 막 내진 않았지만 나도 실제로 그렇게 느꼈고, 목표해 왔던 바를 이루어 냈다는 뿌듯함과 함께 큰 성취감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미국에 오고, 그렇게 원하던 회사에 들어와 현재 일 하고 있지만, 이게 내 도전의 결승선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여기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계속 스스로에게 되새김질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자고 오늘도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항상 느끼는 것은 이 모든 것이 내가 가진 능력이나 특별한 재능 때문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많은 도움,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이끄심 덕분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순간에서도 항상 겸손해야 하고, 주어지는 모든 상황과 매일의 삶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만의 성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내가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 함께 성장해 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져간다. 결국, 이러한 소명의식이 매일의 내 일상들을 또다시 도전으로 채워가고 있는 것 같다.
가끔 링크드인으로 미래의 진로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이 계신다. 한국에 있는 학생들, 현지에서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 중인 유학생들,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 등등.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적으로 그들의 마음속에 무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열정과 간절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그런 분들과 대화할 때면 항상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실은 오히려 나 스스로가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게 되는 동기부여를 더 크게 받곤 한다.
생판 모르는 타인들 일지라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소망이라는 그 무형의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나 할까.
이곳에 온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매일의 삶은 불확실함과 불안함의 연속이고, 그 안에서 도전이라는 이름 아래 싸워나가야 하는 시간들이 때로는 피곤하고 지칠 때도 있다. 그럼에도 계속 뭔가를 배우고 느끼고 도전하려고 하는 건 내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인가 보다.
여전히 삶은 계속되고, 도전은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또 한 걸음씩 걸어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