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희정 Jan 09. 2024

마흔도 갓생이 되나요?

마흔도 갓생이 되나요? - Day1

벌-떡

아침잠이 유난스러운 나인데, 종종 이렇게 벌떡하고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10분컷으로 끝낼 때가 있다. 

해야 할 일과 정리 되지 않은 일정들이 머릿속에 가득해서 

꿈에서도 일을 하고, 그게 꿈이었나 분간도 못할 정도로 아득하게 묵직한 나날들. 


내 인생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40살. 

결혼은 했지만 남편은 해외에.

자녀 없음.

잔고 없음.

체력 없음.

이렇다 할 특기나 잔재주 없이 12년차 회사원.


10년동안 나 뭐했지?

아니 최근 2년동안 나 뭐했지? 

아찔하게 막막한 마음.


빨리 출근이나 하자 싶어, 평소보다 2시간이나 일찍 집을 나섰다. 

보통은 차를 가지고 출근하지만 오늘은 눈 예보 때문에 버스를 타기로 했다.

아, 간만의 새벽공기 사이로 옅은 눈발이 날린다. 

아직 날은 어둡고, 달려오는 버스는 밝고, 

단단히 코트깃을 여며 올린 사람들과 함께 흔들리는 아침. 

문득,

요즘 젊은이들은 갓생살기 라는 걸 한다는데.

마흔도 갓생, 가능할까? 

또 모처럼 새해니까 겸사겸사 계획을 세워본다. 


1.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찍 출근하니까 좋다. 7시 버스를 타보자.

2. 버스로 출퇴근 하기.

3. 하루에 영어 10문장 외우기.

4. 일주일에 최소 2번 운동.

5. 쇼팽 녹턴 Op2 연습. 

6. 프랑스어 배우기.

7. 일주일에 책 한권. 

8. 영화/책/기타 기록 남기기.

9. 여행 기록 정리하기.  

10. 생활비 줄이기. XX원까지.


순식간에 줄줄이 할 것들이 생각 나는 게 그나마 다행인것 같기도 하고(아주 무기력한건 아니구나 싶어서)

작심삼일의 무한반복일 것이 뻔하기도 해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아무튼 마흔에 갓생살기 프로젝트, 오늘부터 함 해보께.


2024년 1월 9일 화요일 

1.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찍 출근하니까 좋다. 7시 버스를 타보자.

2. 버스로 출퇴근 하기.

3. 하루에 영어 10문장 외우기.

4. 일주일에 최소 2번 운동.

5. 쇼팽 녹턴 Op2 연습. 

6. 프랑스어 배우기.

7. 일주일에 책 한권. 

8. 영화/책/기타 기록 남기기.

9. 여행 기록 정리하기.  

10. 생활비 줄이기. 하루 3만원 이하, 한달 50만원 이하.


  

#갓생 #새해계획 #마흔







작가의 이전글 [일상단편]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