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Estranho Caso de Angélica, 2010
계곡에 핀 천상의 백합이여
끝도 시작도 없이 우리의 사랑은 영원하리라 _안테레오 드 궨탈
비오는 어느날 밤,
젊은 사진사 아이작은 급한 호출을 받고 대저택에 도착한다.
비통에 잠긴 가족들,
평안히 잠든, 젊고 아름다운 안젤리카.
아이작의 프레임 안에서 안젤리카는 미소를 지으며 깨어나고
그는 살아서는 만난 적도 없는 그녀에게 매료되어 시작도, 끝도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기야, 천상의 백합은, 궁국의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지 않고도 우리 모두 기꺼이 사랑에 빠지기를 갈망하는 존재일테지.
아이작의(혹은 감독의) 이상 행동에, 남은 사람들, 나를 포함하여 남은 사람들은 속이 타지만
속세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경험한 아이작에게 이제 남아있는 이상향은
죽음, 오로지 죽음 뿐이다.
죽음마저도 아름다운 이 영화는,
심미주의를 넘어 가히 탐미주의라 칭할 만큼
프레임 하나하나 출력하여 간직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영상미가 독보적이다.
(아이작의 직업이 사진가인것도 의미심장한 장치)
1908년생 마뇰 드 올리베이라 감독이 100살이 넘어 만든 이 영화는,
어쩌면 그래서 감독 본인의 죽음 이후를 상상하며, 우리를 혹은 본인을 위로하려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사진 속의 웃고 있는 안젤리카를 통해
"나는 영화 속에 영원히 아름답게 살아있을 거야.
너희가 보려고만 한다면, 그것을, 나를, 천상의 백합을 만날 수 있을 거야"
라고 올리베이라 감독이 전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2015년까지 작품활동을 했음에도
2010년 작인 <안젤리카의 이상한 사건>이 그의 유작처럼 느껴진다.
영화를 보고 두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눈에 선명한 아름다움의 집합체,
이제야 조금씩 이해가 되는 천상의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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