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USDT), USDC, 그리고 신흥 경쟁자들
1) 서막 — 2,500억~2,900억 달러급 시장의 재편 신호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025년 중반 2,400억~2,600억 달러 구간을 오가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테더(USDT) 약 62%, USDC가 20%대 중후반으로 양강 구도가 유지된다. 금리 고점 구간에서도 거래·정산 수요가 늘며 월간 온체인 이체액은 수조 달러 규모로 집계된다.
한편 EU MiCA 시행으로 일부 유럽 사업자들이 USDT 제공을 중단하면서 지역별 규제 차이가 구도에 변수를 만든다.
2) 양강의 제국 — 유동성의 테더, 규제 친화의 USDC
테더(USDT)는 거래소·P2P 결제에서 사실상 기축 역할을 한다. 미 국채·레포 등 현금성 자산 위주의 준비금 운용과 초저비용 이체가 강점이다. 다만 유럽에선 MiCA 적합성 이슈로 일부 서비스가 제한된다.
USDC는 제도권 결제 인프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2025년 7~8월, 서클은 FIS(월드페이)·Finastra와 제휴해 은행·가맹점의 USDC 정산을 기본 결제 흐름에 통합했고, 마스터카드·비자도 지역·체인 지원을 확장했다. 이로써 기업 B2B·크로스보더 결제에서 규제 친화적 채택이 가속 중이다.
미국에선 연방 차원의 스테이블코인 법 GENIUS Act가 7월 통과·서명되며 1:1 준비금, 감시·감사, 발행자 라이선스 등의 기준이 명확해졌다. 규제 불확실성 축소는 USDC에 우호적이며, 테더도 미국 내 규격을 충족한 신규 달러 스테이블코인 계획을 공개했다.
요약 표
구분 / 테더(USDT) / USDC
강점 / 최상위 유동성·초저비용 / 전송규제 적합성·투명 준비·기관 채택
주요 무대 / CEX·P2P 결제·신흥국 송금 / B2B·은행결제·카드정산
핵심 이슈 / MiCA 하 유럽 취급 제한 사례 / 미국 규제 하 확장 드라이브
최신 동향 / 美 규격 신코인(USA₮/USAT) 계획 / FIS·Finastra·카드사 연동 확대
3) 신흥 강자 — PYUSD, RLUSD, USDH, 그리고 핀테크
페이팔 PYUSD는 사용자·가맹점 네트워크를 무기로 멀티체인(레이어제로 연동) 확장을 발표했다. 결제 친화 UI와 계정기반 고객보호로 상점 결제 파이프를 키우는 전략이다.
리플 RLUSD는 기관시장 지향으로, 아시아·중동의 토큰화 유동성과 연계된 시도도 확인된다. 싱가포르 DBS·프랭클린템플턴과의 협업으로 토큰화 MMF와 RLUSD 간 교환·대출을 실험하는 등 증권형 토큰 결제와의 접점을 넓힌다.
하이퍼리퀴드 USDH는 파생 DEX 생태계 내 결제·증거금 통화를 자체화해 USDC 의존도를 낮추려 한다. 9월 운영 파트너 선정과 테스트 단계 진입 보도가 나왔고, 이자형 모델 논쟁도 촉발했다.
리볼루트 등 빅핀테크도 독자 스테이블코인을 검토 중이다. 대규모 리테일 고객 접점에서 원클릭 온·오프램프를 제공할 수 있어 소비자 결제의 관성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
4) 전장의 세 축 — 송금, 결제, 디파이
a. 글로벌 송금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소액송금의 수수료·정산시간을 크게 줄인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월별 트랜스퍼는 수조 달러 규모에 달하며, 기업도 결제 네트워크 수준의 신뢰도와 속도를 요구한다. 미국·EU·영국의 정책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형 코리도어(브라질·멕시코·홍콩·나이지리아 등) 구축이 진행 중이다.
레버: 은행 코어에 접힌 USDC 정산 허브(Finastra·FIS)와 카드 네트워크의 정산 지원 확대. 출력: 은행 영업시간 외 24/7 결제, 수수료 절감, 송금 실패·리콜 리스크 축소.
b. 크립토 결제
가맹점·플랫폼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며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콘텐츠 정산에 침투한다. 마스터카드는 EEMEA 지역에서 USDC 정산을 확대했고, 비자도 추가 스테이블코인·체인 지원을 공표했다. PYUSD의 멀티체인 확장은 소비자 결제 UX를 보강한다.
c. 디파이(DeFi)
디파이 TVL의 핵심 담보·유동성 자산은 여전히 USDT·USDC다. 파생·머니마켓 프로토콜과 연결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은 성장 중이나, 금리·헤지·규제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다. 거래소 내 자체 스테이블코인(USDH 등)은 생태계 내 가치 포착을 노린다.
5) 규제의 칼날 — MiCA, GENIUS Act, 그리고 정책 시소
EU MiCA는 전자화폐형(EMT)·자산참조형(ART) 요건을 통해 리테일 유통·상환·준비금 규칙을 명확히 했고, 이행 과정에서 일부 사업자는 USDT 제공을 축소했다. 미국 GENIUS Act는 연방 틀에서 지급형 스테이블코인의 1:1 준비금·감사·BSA 준수 등을 명문화해 은행·결제사의 도입을 촉진한다. 영국은 시스템적 스테이블코인 보유 상한 등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정책은 승자 선택이 아니다. 투명성·상환성·감시 요건을 충족하는 발행사만이 대형 금융 인프라에 연동된다. 이 점에서 USDC는 제도권 파트너십으로, 테더는 미국 내 규격 코인 계획으로 각자 응답한다.
결론. ‘삼국지’의 승부처는 인프라와 신뢰
스테이블코인의 패권은 세 가지 축이 가른다. 첫째, 결제 인프라 편입도. 은행·카드·코어뱅킹에 기본 옵션으로 탑재되는 자가 유리하다. 둘째, 규제 적합성. 글로벌 사업을 위해선 MiCA·미국 연방법 등 상호운용 가능한 규격 충족이 필요하다. 셋째, 유동성·상환 신뢰. 위기 시 1:1 상환·슬리피지 최소화가 명운을 가른다.
단기적으로는 USDT의 유동성과 USDC의 제도권 확장이 공존한다. 중기적으로는 PYUSD·RLUSD·USDH 같은 특화형이 틈새를 넓힌다. 최종 승자는 더 많은 실사용 트래픽을 끌어들여 결제·송금·자본시장 정산의 표준이 되는 쪽일 것이다.
참고 링크
Finastra–Circle USDC 정산 제휴 요약.
Visa·Mastercard의 스테이블코인 정산 확대.
MiCA 하 유럽 내 USDT 취급 축소 사례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