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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묭 Jan 03. 2022

나아지는 것인지 나이가 드는 것인지

편지


모르겠습니다. 나아지는 것인지 나이가 드는 것인지. 나이가 들면서 나아지는 것인지 나아지는 과정은 시간을 동반하기에 당연하다는 것인지. 예, 새해가 밝았으니까요. 이런 생각도 해보는 것이지요. 맨날 똑같은 것 같은데 이렇게 한 해가 가고 되돌아보고 다시 시선을 안으로 거두어 보면 느끼게 됩니다. 조금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시선을 좀 더 멀리 두고 되돌아보면 어느 정도 운 동감을 느끼게 되는 데요. 느리긴 하지만 가고 있구나라고 느낍니다. 제겐 방향보다는 넓게 퍼지는 것이 중요한데(이것은 추후에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겁니다) 빙빙 돌긴 도는데 돌면서 조금씩 넓혀가는 나선의 이미지를 상상하고 있죠. 하고 싶은 일들이 늘어가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건대 넓혀가는 중이겠죠. 저는 직진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진작에 이렇게 될 것이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실망을 하지 않기 위해 기대도 하지 않았죠. MJ처럼요. 그렇군요, 스파이더맨을 봤는데요. 재밌게 봤어요 중간중간 눈물을 찔금하기도 했고요. 근데 그 전 날, 드라이브 마이 카를 봤거든요? 근 몇 년간 본 영화 중에 가장 좋았단 말입니다. 근 몇 년간 본 영화가 많지도 않지만요. 그래서 스파이더맨을 봤을 때 감흥이 조금 덜하긴 했습니다. 이젠 마블 영화를 따라가기가 귀찮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재밌게 봤어요. 극장에서 본다면 대부분의 영화는 재밌게 보는 편입니다. 극장에서 나온 뒤 평가는 박해질 수 있어요. 극장에서 보는 체험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올해는 극장에 부지런히 다녀볼 계획입니다. 그런 계획들을 추리고 있어요. 계획을 세우고 설렘을 채우기에 가장 좋은 시기니까요. 31일에 새해를 맞기 전 그 날에 다이어리를 사려고 문구점에 갔는데 끌리는 게 없더라고요 마땅히. 그래서 인터넷으로 맘에 드는 걸 찾아 주문을 하니 1월 4일에 도착 예정 이래서 사실 오늘까지 좀 놀 계획이었습니다. 최대한 생각하기를 미루면서요. 마침 휴무일이라 종일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데 아뿔싸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가 오지 않겠어요? 그래서 오후 늦게 겨우 일어나 씻고 방 정리를 하고 이렇게 앉아있습니다. 일단 쓰다 보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겠지 라며 쓰고 있습니다. 시작은 초라하게 하는 게 좋죠. 일단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 기록하고 더 많이 해보는 게 목표입니다 넓게는. 실질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결과물들을 내어 보는 것. 작년보다 크게 앞서 나갈 필요도 부담도 없이. 넓고 얕고 길게 간다는 것을 받아들인 이상 세상에 저를 훔쳐갈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한 곳에 쌓아 숨겨두지 않을 것이기에. 도처에 널어 둘 것이기에. 여기에도 널어둘 생각이라 앞으로는 구분 없이 글을 쓰고 올리려 합니다. 계획은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지만 아무쪼록. 올해도 각자의 페이지를 채워나가시기를 바라며 고운 종이 일부러 꾸깃꾸깃 접어 보냅니다. 초라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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