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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Nov 05. 2023

열린 세계관과 도시 가속화

[10년 후 더 빛나는 책] 바빌론의 탑, 테드 창 지음

인간은 달과 같은 높이의 바벨탑을 쌓아 올려 드디어 하늘에 닿았다. 바벨탑은 1층 바닥의 크기가 가로, 세로 동일하게 200큐빗(105m, 1큐빗은 팔꿈치에서 가운데 손가락까지 길이로 52.4cm전후)이지만 그 높이는 끝이 없이 하늘에 닿는다.

 

하늘 속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하다

드디어 하늘과 맞닿은 바벨탑을 완성하고, 인간은 또 하나의 호기심을 갖는다. 야훼(하느님)가 살고 있는 하늘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늘은 딱딱한 화강암처럼 사람들이 모여사는 고대의 도시 위를 덮고 있다. 하늘을 뚫기 위해서는 광부가 땅바닥에서 바벨탑의 꼭대기까지 넉 달을 꼬박 올라와서 하늘의 바닥을 뚫어야 한다.  하늘에서 매 번 비가 내리기 때문에 화강암 뒤에는 큰 빗물의 저수지가 있을 것이다. 이집트의 석조 제작 전문가들이 합류해서 하늘에 작은 구멍을 동일 간격으로 뚫고 나무못을 삽입하여 망치로 강하게 때리는 것을 반복한다.


드디어 하늘 속에 터널이 뚫리고, 물이 폭포수처럼 터널을 통해 쏟아진다. 터널을 거슬러 가면 저수지의 바닥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간신히 도달한 그곳은 어디일까?


한계 속에 가둔 세계관과 이를 깨는 과학

"다시 바빌론의 땅바닥이다."

인간의 욕심과 호기심은 끝이 없지만, 결국은 되돌아오는 여정이 된다. 여기까지가 테드 창의 소설, "바빌론의 탑"의 내용이다.


고대의 세계관과 종교관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세상에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과 인간의 호기심은 하느님을 넘볼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도 끝이 없는 원통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며, 뫼비우스의 띠 위에서 사는 것과 같다는 결정론적 세계관이 된다. 왕정 국가와 종교는 이렇게 인간을 가두려고 했으나, 제도와 과학은 매 번 그 한계를 계속해서 깨뜨리고 있다.


바빌론의 발견

바빌론은 기원전 18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1500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100년 전에 독일 고고학자 로베르트 콜데바이가 바빌론 도시의 유적들을 발견하면서 실재하였던 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그 위치는 이라크의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00km에 위치한다.


바벨탑은 도심에 있었던 높은 탑인 에테멘앙키를 가리키는 것이다. 에테멘앙키의 크기는 가로, 세로, 높이가 모두 200큐빗(105m)에 이르는 크기였다. 당시로는 거대한 산과 같았을 것이다.


아타나시우스 키르허(Athanasius Kircher)가  그린 바벨탑 상상도(1679년)


현대 사회 가속화되는 도시화

다만 바빌론에 대하여 성경을 비롯하여 많은 책에서 이 도시를 추악하고 이기적이고 범죄가 넘친다고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바벨탑은 일종의 인간이 세운 거대한 구조물 또는 인간의 허영심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리고 작가들은 우리에게 시골에서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목가적 환상을 불어넣기도 한다.  


우리는 도시에 대하여 균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도시는 전국 또는 전세계에서 다양한 사람이 몰려온다. 다양성과 집단 학문에 의하여 경제와 과학이 발달하였지만, 이면에는 도시의 익명성, 개인의 원자화, 범죄의 소굴이 된 것도 사실이다. 산업혁명 시대의 19세기 런던과 고층 건물이 들어서던 20세기 초반부의 뉴욕은 한 때 바빌론에 비유되는 대표 도시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도시의 긍정적인 측면이 활성화되고 부정적인 것을 정치와 제도가 관리하게 되면서, 도시는 인간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 되고 있다. 세계 인구 80억 명 중 70퍼센트는 도시에 살고 있다. 그 비중은 점차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도시에 살고 있지만 휴일이면 도시를 벗어나 목가적인 곳으로 향한다. 한편으로는 삶의 터전이 도시라면 이곳을 어떻게 하면 사람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하여 배우고 싶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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