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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류 Apr 12. 2023

예산의 개념과 이해

[기획과 계획의 구분과 '예산'에 대한 감각 ] 

S#1. 예산이란 무엇일까

예산(豫算)이란 무엇일까요? 한자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미리 예(豫), 셈 산(算)입니다. 미리 필요한 비용을 헤아려 계산하는 것입니다. 예산은 일정 기간 동안 정부, 기관, 기업 등에서 수입과 지출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어떤 일을 위해 얼마만큼을 지출하고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를 금액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예산을 Budget이라는 단어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Budget은 영국 재무부장관이 의회에 정부가 하는 정책사업의 필요와 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설명하기 위한 서류를 넣어 다니던 가방을 지칭하는 단어였습니다. 


특히 공공영역에 관심이 있다면 재무 관련 책을 한 권 두고 필요할 때,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63133211 (추천 도서, 저자 연세대학교 하연섭 교수)


문화재단, 문화예술 관련 기업,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에서 들어가서 일을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담당자가 되어 우리 조직의 미션과 비전을 이해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 상상력, 창의력, 기획력을 쏟아 냅니다. 그래서 좋은 사업목적과 고객층을 설정하여 좋은 기획서를 작성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기획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예산을 동반한 구체적인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기획서'와 '계획서'의 개념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래 영상은 '문화용역 주성진' 선생님의 강의(by 강원문화재단)입니다. 지인이시기도 한데, 이 테마로 1타 강의를 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강의를 미리 한번 보면서 '기획'과 '계획'에 대한 개념 차이를 이해하고, '예산'과 연결해서 강의를 이어가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Tq0szWCiuw


Q1) 기획과 계획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Q2) (상기 강의에서) 좋은 기획서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단어'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내가 쓴 기획서를 생각해 보았을 때, 어떤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나요? 

Q3) '계획'과 '예산'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Q4) 좋은 '기획'을 위한 역량과 좋은 '계획'을 위한 역량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상기 주성진 선생님의 강의에 이어서, 기획(planning) vs 예산(계획 plan)의 차이를 좀 더 넓은 관점에서 한번 짚어 보겠습니다. 

<정부예산과 재무행정, 하연섭>

기획이 중장기적인 시계를 가지고 있다면, 예산은 단일 회계연도를 따르게 됩니다. 기획이 사업의 목표와 추진 전략을 강조한다면 예산은 재정적인 측면을 강조합니다. 기획이 조직의 목표 설정과 수단을 강구한다면, 예산은 정책목표를 주어진 것으로 간주합니다. 기획이 합리성과 지출 증가에 관심이 있다면 예산은 지출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정책 기획의 시간이 흐를 때와 예산이 수반되고 나서 '계획의 시간'이 흐를 때, 일에 대한 다른 감각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S#2. 예산의 기능과 역할 

예산은 개념적으로 1) 정책 혹은 사업의 미래계획과 구체적인 내용, 목표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2) 회계가 지난 사업에 대한 '회고적 성격'이 있다면, 예산은 미래에 대한 '예측'이 담겨있습니다. 예산을 수립했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변수에 따라 예산이 조정되거나 결산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책, 사업 '예산'을 잘 수립했다는 것은 앞으로 만나게 되는 '다양한 변수'를 잘 예측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산의 주요 기능이 있습니다. 1) 먼저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 그 목표와 우선순위 설정의 기능이 있습니다.


<2023년도 문화부 예술정책관 재정 집행계획 일부, 출처 문화부 홈페이지>

Q1) 상기 예산구분을 보면서, (총액은 동일하다 했을 때) 어떤 항목 예산이 커졌으면 하는게 있나요?

그런 생각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Q2) 그렇다면, 어떤 항목이 축소되면 좋을까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Q3) 예산 항목에 따른 가중치는 '어떤 힘'에 영향을 받을까요?


상기 예시는 2023년도 문화부 예술정책관 재정 집행계획을 요약한 표입니다. 상기 표에서 예산구분을 보면, '예산' 구분별 목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년도 예술정책관 소관 예산 합계는 600,941(백만 원)입니다. 이 금액이 어떤 방향을 향해 흐르는지 그 목표와 우선순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년 새로 추가되는 목표가 있을 수도 있고, 그동안 해왔던 사업 목표를 꾸준히 이어서 진행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예산의 상류'에 있는 곳일수록 세부 '예산의 계획'보다, 예산의 목적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예산 기획' 기능이 강합니다. 예산의 기획은 정치적인 영역이기도 합니다.   


2) 예산을 보면 '어떻게(how) 생산, 진행할 것인가?', 수단과 방법의 기능도 있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가려고 했을 때, 다양한 교통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산을 보면 어떤 교통편을 선택했는지 이동의 방법과 수단을 확인할 있습니다. 뒤집어서 말하면, '어떻게(how), 누구(who)와'를 선택해야 예산을 수립할 수 있게 됩니다.


가령 '(재)국립극단'에서 올해 10편의 공연, 200여 회를 제작해서 올린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상기 국립극단 2023년 업무계획(안) (출처, 국립극단 홈페이지 정보공개자료)를 열어보겠습니다. 

2023 국립극단 업무계획. 출처, 국립극단 홈페이지 정보공개자료

Q1) 인건비와 경상비는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요?

Q2) 사업비 항목을 보겠습니다. 예산을 보면, '누구를 위해' 생산할 것인지가 보이는 사업도 있습니다. 

       상기 사업 중에 '누구(정책대상)'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는 사업은 무엇인가요?

Q3) 국립극단의 수입 항목은 크게 두 개로 나뉩니다. 어떤 항목이 있나요?

Q4) 상기 예산총괄표는 '수입=지출'이 같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결산 시점에서 '수입'은 어떤 변수에 따라 

      변하게 될까요? '지출'은 어떤 변수에 따라 변하게 될까요?  


첨부한 국립극단 2023년 업무계획(안)을 열어보셨나요? 조직은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주먹구구식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4페이지를 열어보시면, 국립극단의 미션과 비전에 따른 '핵심가치'와 '전략방향'이 나와 있습니다. 이 방향에 따라 예산과 인력을 분배(투입)합니다. 해당 전략방향에 따라 사업비 예산을 1) 공연사업, 2) 작품개발사업, 3) 어린이청소년극연구, 4) 아카데미 운영, 5) 학술출판, 6) 극단홍보마케팅, 7) 영상화사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국립극단 사업의 세부 목표와 방향성을 유추할 수 있지요.


이제 그다음은 정해진 목표에 따라 세부 사업별로 '예산 계획'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연사업' 중에서도 어떤 작품은 '무대미술' 비중이 클 수 있고, 어떤 작품은 '영상제작'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작품에 따라 출연진의 규모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해외나 타 지역으로 공연이 가야 할 경우, 물류를 비롯한 다른 수단과 방법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각각의 세부 항목은 '시장조사'와 '비용 협의'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세부 사업 진행을 위해 구체적인 예산 계획이 필요한 시점에는 '여러 의사결정'을 쌓은 예산(안)을 수립하게 됩니다. 여기서의 예산은 추정하는 것이 아닌, 실제 사용할 비용입니다. 


결론적으로 예산계획은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론(어떤 과정으로 할 것인지, 어떤 수단을 사용할 것인지, 누구와 함께 할 것인지 등)의 의사결정이 숫자로 요약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부 사업계획의 '예산(안)'만 보아도 일이 어떻게 가게 될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사업의 승부처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예산은 목표를 향해 세부 사업을 추진하는 '의사결정을 숫자로 요약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S#3. 예산의 흐름 : 상류에서 하류로  

상상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예산'을 '물'이라고 가정 보겠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댐에 639조 원이 저장되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댐의 수문을 열게 되면 639조 원은 어디론가 흘러갈 것입니다. 

https://eiec.kdi.re.kr/policy/materialView.do?num=229481&topic=

먼저 주요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639조원은 외교. 안보, 국방, 경제, 교육, 복지, 과학기술, 문화 등을 향해 갈 것입니다. 어떤 분야에 '예산'이 흘러가기 위해서는 먼저 1) '입법'이라는 토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령 '문화예술교육' 분야에 '예산'이 흐르고 있으면, '문화예술교육'과 관련된 법적 토대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입법이라는 토대를 갖추게 되면, 그 위에 2) 예산이라는 물줄기가 흐르게 됩니다. 그 물줄기 위에 3) 공공조직은 터를 잡게 되고, 관련 정책 및 사업을 펼치게 됩니다. 


내가 어떤 문화예술 조직에 관심이 있다면, 해당 조직이 어떤 '입법의 토대' 위에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는 '어떤 예산'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예산의 과목구조> 

예산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위계의 층위가 있습니다. 상기 그림을 보면 최상류는 '소관별로 분류'하게 되고,  그다음은 기능별로 장(분야), 관(부문), 항(프로그램), 세항(단위사업)으로 예산의 물줄기가 쪼개져서 흐르게 됩니다. 


위에서 예산이 흐르기 위해서는 입법이라는 토대(땅)를 먼저 다져야 한다고 얘기드렸습니다. '장(분야), 관(부문), 항(프로그램)'은 국회의 의결을 거치는 입법과목이리도 합니다. 세항(단위사업)은 행정부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행정과목입니다. 그래서 세항, 목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조례라는 법적 토대 위에서 예산이 흐르게 됩니다. 예산의 상류로 올라갈 수록 '(예산)기획'의 개념이 강하고, 하류로 내려갈 수록 '(예산)계획'의 개념이 강합니다.  


상기 표에서 보통 '(광역, 기초) 문화재단'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예산의 중류'에서 흐르는 몇 줄기의 강을 중심으로 주로 '하류'에서 단위 사업을 담당하게 됩니다. 예산의 상류로 올라갈수록 '한정된 자원을 분배하기 위한' 정치의 힘이 작동합니다. 


'하류'에서만 오래 일하게 되면, 내가 속한 논과 밭에 흐르는 '예산'의 줄기가 어디서 오고 있는지 그 감각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치 권력이 변하게 되면, 내 논에 흐르는 물줄기가 끊기기도 합니다. 또한, 상류에서만 오래 있게 되면 '하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나무가 심어져서 어떤 결과를 내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가 상류에 있으면 하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하고, 하류에 있으면 상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예산이 흐르는 물줄기'와 '수량'은 결국 사람s이 결정합니다. 담당자로서 내가 쓸 수 있는 '돈'에만 관심을 갖지 마시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떤 '입법 토대'위에서, 어떤 예산 줄기 근처에 있는지 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기 '2022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기금운용계획 개요' 문서를 열어보겠습니다. (출처, 문체부 홈페이지)


Q1) 21쪽부터 페이지를 천천히 넘겨볼까요. (예산의 상류) 장, 관, 항을 중심으로 읽어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내가 관심이 가는 '장(분야), 관(부문), 항(프로그램)'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내가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다고 했을 때, 국가 예산을 상류로 올라가 바라보면 '(일 해보고 싶은) 관심 분야를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2) 27쪽(예술정책관), 32쪽(지역문화정책관), 36쪽(콘텐츠정책국)을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내가 관심이 가는 '관(부문), 항(프로그램)' 정책에 해당하는 법적 토대를 1개씩만 찾아볼까요?

- 아래는 '법제처' 사이트입니다. 관심 있는 키워드를 넣어보세요. 관련 '법의 전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문을 한번 훑어보면서 해당 법의 '목적'과 이 법적 토대 위에 있는 '조직(명)'을 한번 찾아보세요.  

https://www.moleg.go.kr/index.es?sid=a1


제한된 시간에 '예산'과 관련된 많은 것을 다루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막연하게 느낄 수 있는 '예산'이라는 개념을 감각할 수 있게 설명을 해보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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