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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레테 클래식 Mar 31. 2024

갸륵한 마음

딸바보의 사춘기 극복기


열린 가슴


부활절 아침

교회당 가는 길


막내딸이

저만치 걸어간다


'이른 사춘기'라는

나의 말에


사춘기를 보내고

다정한 어른이 되어 돌아온

큰 녀석이 하는 말


"노인도 공경하고

장애인도 배려하잖아요.

질풍노도의 청소년도

갸륵히 여겨 주세요."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아이의 말을 잊어버릴까  

바로 그 말 그대로를

노트에 받아 적었다.


'갸륵히 여기는 마음'


'가슴이 열렸을 그때만
땅은 아름답다'


괴테의 시를 이렇게 가슴으로 이해하게 된다. 내가 그동안 아이를 바라본 시선은 바로 아래의 시구로 설명할 수 있겠다.


'그토록 찌푸리고 서 있었으니
바라볼 줄을 몰랐구나'


다정한 어른인 큰 아이에게서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작은 아이에게서도 삶의 큰 지혜를 배운다. 열린 가슴이 없다면 세상은 아름답지 않은 것이라고.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그저 내가 찌푸리고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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