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육아의 시간을 걸어가고 있는 엄마들의 경력이 단절되는 일은 주변에 흔하다.
엄마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누구나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또 하나 공통적인 이야기는 예전에 몸담았던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예전에 했던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나이, 체력, 시간 등 아이의 주양육자인 엄마들에게 선택권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참으로 안타깝다.
나 역시도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둘째를 낳고, 아이가 어린이집을 갈 수 있게 되었을 즈음 아르바이트라도 하려고 이력서를 내면 <열이면 열> 연락이 오지 않았다.
나이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나 정말 어떤 일이든 잘할 수 있는데! 면접이라도 보게 해 주지!라는 울부짖음이 마음속에서 울려 퍼졌다.
나이도 상관없고,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 있는 시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였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집에서 청소, 빨래, 정리를 하며 아이들의 하원시간만 기다리기에는 내 시간과 능력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나도 회사 다닐 때는 잘 나갔었는데! 실적 1등 할 때도 있었는데!
뭐든 하고 싶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는가.
끊임없이 찾고,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자격증을 따서 강사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대상도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라 어렵지 않아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던 때라 그렇게 생각했다.)
공방을 다니며 여러 가지 자격증 중에 종이접기, 클레이, 미니어처를 배워 보기로 했다.
처음 접했지만 세 가지 모두 재미있었다.
그중 종이접기는 단순한 게 아니라, 무궁무진해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종이로 부리는 마법이었다.
어떤 것도 마음만 먹으면 못 만드는 게 없었다.
심지어 어린아이들은 상상력으로 본인이 만들고 싶은 것들을 자유자재로 접기도 하고,
접는 방법까지 본인이 개발해 내기도 했다.
정말 신세계였다.
똑같은 것을 여러 장 접어 하나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도 신기했다.
카드와 봉투를 접어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가 되면 가랜드와 트리까지 크리스마스 무늬의 종이를 사서 접어 보았다.
아이들은 물론 집에 방문하는 이들도 예쁘다고 칭찬해 주었다.
아직 강사의 일을 할 정도의 실력은 되지 않지만 즐거움을 갖고, 반복해서 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경지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착각도 해본다.
"무엇이든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