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꿈을 꾸지 않은 적이 없다.
좋은 꿈보다는 주로 엉뚱하거나 나쁜 꿈이 더 많은 것 같다. 남편이 내 잠꼬대에 놀라 깬 적도 적지 않다.
예전에 꿈을 너무 자주 꾼다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했더니 <꿈 노트>를 만들어 잠에서 깨자마자 꿈꾼 것을 기록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기록도 해보았다.
주제도 없고, 내용도 없고, 일정하지도 않은 뒤죽박죽 그 자체였다.
심지어는 너무 생생한 어제 꿈을 오늘 이어서 꾼 적도 있다.
이건 어쩌면 상상의 힘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상상이라는 것은 사람의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면 걱정했던 것이나 긴장했던 것들이 조금은 누구러지는 기분이고, 안 좋은 상상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더 깊은 바닥으로 잡아끌기도 한다.
그래서 생각이 많아지는 날에는 일부러 상상금지! 생각금지! 를 외치기도 한다.
그래도 즐거운 상상은 왠지 신이 난다.
"저는 상상하는 게 취미예요~"라고 말하는 아이를 만난 적이 있다.
어떤 상상을 하느냐고 물어보니, 부모님이 바빠서 항상 학교에 늦게까지 남아있던 아이였는데 엄마 아빠랑 놀러 가는 상상도 하고, 엄마 아빠가 선물을 사주는 상상도 한다고 했다.
주말에 어디를 가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상상만으로 행복해진다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만들기 수업을 하다 보면 주어진 샘플작품을 그대로 따라 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색깔도, 가구들의 위치도, 소품들도 본인만의 것으로 만드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 이건 제가 상상해서 만든 거예요!" 라며 자랑하듯 보여준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의 모습이 기특하여 사랑과 칭찬을 가득해 주면 아이의 웃음은 더 큰 행복으로 번진다.
가끔은 내가 가질 수 없거나,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하곤 한다.
- 해외 저 먼바다 어디쯤으로 나가 요트 위 선베드에 누워 칵테일을 마시며 책 읽기
- 로또 1등에 당첨되기
- 키가 지금보다 10cm 커져서 모델처럼 걸어보기
- 초능력이 생겨서 내가 원하는 능력 갖기
등등.. 기분이 좋아지는 상상은 나를 조금은 쉴 수 있게도, 힘이 나게도 해주는 것 같다.
지나가버린 안 좋은 경험들을 되새기며 그때 이랬으면 어땠을까, 내가 이렇게 대처했다면 달라졌을까를 곱씹으며 상상하지 말자.
즐거운 상상을 취미로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
혼자 배시시 웃는다고 누가 쳐다보면 어떤가.
요즘은 넓은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바위 위에 앉아 쉬고 있는 나를 상상한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