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말고 글쓰기

작은 바람

by 불꽃장작

점점 아무 생각 없이, 목적 없이, 아무런 연락도 없었는데 휴대폰을 습관처럼 집어든다.

그런 순간들이 하나, 둘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 느껴진다.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눈이 피로하고, 해야 할 일이 미뤄지고, 약속에 늦어진다.

가끔 너무 편리하고 재밌는 <그것>이 무섭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이 느껴져 흠칫 할 때가 있다.

그러면 당장 손에서 내려놓고 무슨 혐오스러운 것을 대하듯 잠시 쳐다본다.

그리고 손에 닿는 것 아무것이나 집어든다.

그것도 아주 잠시다.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손에 휴대폰이 들려있다. 이 정도면 중독인가, 의심스럽다.

지금도 4살 둘째가 휴대폰으로 스스로 음악을 틀고 춤을 추고 있다.


생각한다. 습관처럼 휴대폰을 찾는 것처럼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지금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문득 휴대폰 메모장에 적은 <휴대폰 말고 글쓰기>.

휴대폰 말고 글쓰기가 큰 바람이 아니라, 작은 바람인 이유는 그걸 내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부족해서다.

사람은 꿈도 목표도 크게 가지라고 했건만.

사실 자신이 없다, 휴대폰을 모른척하고 살 자신이.


스무 살 때 첫 연애를 시작하며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잘 때도 머리맡에 놓고 자는 걸 본 엄마가 휴대폰을 버려버려야 정신을 차린다고 한 적이 있다.

그때는 휴대폰이 겨우 전화와 문자만 가능하던 시대였다.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건수도 제한적이라 아끼고 아껴서 보냈던 기억이 난다.

주고받은 문자를 수도 없이 반복해서 보던 때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휴대폰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하고 있다.

단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않고, 3일 밤낮도 보낼 수 있는 시대다.


왜 글쓰기는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맘을 먹고 시간을 내고 용기를 내서 쓰고 올릴 수 있는 것일까.

매일 반문하면서도 멈출 수 없는 것이 또 <그것>이다.

어른, 아이, 어르신들 모두 재밌고 편리하니까.

요즘은 일부러 휴대폰을 보지 않고, 그 시간에 책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7살 첫째가 "엄마, 왜 어른들은 항상 휴대폰을 들고 다녀요?"라고 물어서 충격을 받기도 한 터였다.

아이들에게 매일 휴대폰을 보는 엄마가 아니라, 책을 보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

그래, 취미가 아니라 습관처럼 <휴대폰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책을 드는> 나를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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