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회색 지대에 존재하는 미묘한 취향
푸르고 깊은 가을 하늘도 좋지만 무작정 흐린 날씨도 좋다. 선명한 빛깔들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만 같은 회색은 마치 화려함에 지쳐버린 자들이 머물 그늘과도 같다. 진실은 흑백이 아니라 회색 지대 어디쯤 있다는 영화 대사처럼 수많은 스펙트럼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취향을 섬세하게 잡아내어 대중적으로 성공한 브랜드가 바로 코스 cos다.
사실 패션 하면 파리나 뉴욕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아크네 Acne Studios, 아워 레거시 Our Legacy 등 알고 보면 북유럽에도 성공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꽤 많다. 패션 산업의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성공을 대표하는 코스는 컬렉션 오브 스타일 Collection of Style의 줄임말로 2007년 스웨덴의 헤네스&마우리츠 그룹 Hennes&Mauritz Group이 런칭한 브랜드다.
코스는 여타 SPA 브랜드처럼 빠르게 변하는 패션 마켓에서 고객의 니즈에 탄력적으로 대응할뿐더러 Mr.porter와의 협업을 통해 특정 고객을 위한 익스클루시브 컬렉션 exclusive collection을 제공하기도 한다. 구독자에게 발송되는 뉴스레터마저도 심미적인데 하물며 그들이 1년에 2회 발행하는 매거진은 세일 소식만큼이나 고객들을 기다리게 만든다.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이는 『판타스틱 맨 Fantastic man』의 거트 용커 Gert Jonker가 참여해 코스 매거진의 절제된 레이아웃을 창조하는데 기여했으리라 본다.
“H&M의 하이엔드 스핀오프 브랜드인 코스 COS Collection of Style는 프라다 Prada와 질샌더 Jil Sander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의류 소매상인 자라 ZARA의 모기업인 인디텍스 Inditex와 같은 고급 패션 하우스와 경쟁하기 위해 제작되었습니다. 2007년 런칭한 코스는 유럽, 아시아 및 중동 전역에 오픈하였으며, 미국의 팝업 매장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영감을 통해 주문 제작되는 하이엔드 브랜드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고유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 윤성민(30) | 회사원
한 가지 더 주목할 사실은 스토어의 외관은 나라마다 전부 다르지만, 내부만큼은 일관되게 뉴트럴 컬러로 통일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과시적인 로고 없이도 뚜렷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보할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일 것이다. 매장 내에는 북유럽 가구 브랜드 헤이 HAY와의 협업 등을 통해 제작한 가구와 소품들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코스는 미니멀리즘의 유행 속 쏟아지는 여타의 상품들과 차별화되는 여러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는 북유럽이라는 거대한 토양이 공급하는 디자인적 자양분 덕분일 거다.
에디터 정진욱 Chung Jinwook
인터뷰 윤성민 Youn Sungmin
기사의 전문은 에세이 매거진 3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