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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llow Oct 25. 2021

[Will's Mind]런린이의 허세

러닝을 취미로 하게 된 이후로 얻는 것들이 여러가지 있다.


신체적으로 건강해진다는 것이 첫번째다.

폐활량, 하체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도 활력을 더 띄게 된다.



두번째는 정신 건강이다.

체력이 받쳐주니 부정적인 생각을 덜 하게 된다.

완주가 거듭되고 기록이 좋아질수록 높아지는 자신감은 덤이다.

밤에 잠도 잘온다. 


앞의 두 가지보다 더 큰 것이 있다.

바로 철학적인 깨달음이다.

달리기의 매커니즘 자체에 담긴 인생의 정수를 체득하게 된다.


많이들 말하는 클리셰적인 것들을 빼고 말해보자면.


1. 힘들 때일수록 고개를 들어야한다.

달리기가 이어지고 숨이 차오를수록 상체가 처지게되는데,

그러면 완주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고개를 들고 가슴을 더 펼쳐야 숨을 깊게 쉴 수 있고

목표한만큼 뛸 수 있다.


2. 때론 소리지르고 욕하는게 도움이 된다.

힘들다고 멈춰버리기보다는 

속으로, 혹은 입밖으로 욕지거리를 내밷으면

알수없는 힘이 고관절에 스며든다.


3. 목표 직전이 가장 힘들다.

5키로를 뛰면 4.8키로 지점이 제일 힘들다.

그런데 3키로를 뛰면 2.8키로 지점이 제일 힘들다.

아무리 생각해도 체력의 문제가 아니다.

반대로 말하면 가장 힘들때가 목표에 가장 가까울 때다.


4. 언제나 백업이 필요하다.

뛰다보면 막판에 날 앞으로 보내는 것은

허벅지나 종아리가 아닌 등과 엉덩이다.

앞에서 끌어주는 것보다, 뒤에서 밀어주는 존재가

멀리갈 수록 더 소중하다.


오늘 7키로 개인 신기록을 세우며 뿌듯한 마음으로 샤워를 했다.

이런 뻘글을 쓰게 된다는게 러닝의 유일한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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