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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국 Jun 01. 2018

뮤지컬의 도시, 런던

0527~0605 신혼여행 중

런던에 오면 뮤지컬을 보고 싶어

작년 런던 여행에서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봤는데, 사실 시차가 안 맞아서 중간에 잠들어 버렸다. 연출력이 좋다는 초반 도입부 빼곤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시 런던 오면 제대로 뮤지컬을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라이온 킹'을 보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싸게 볼 수 있을까 찾아보니, 당일 아침에 남는 티켓을 오프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고 하여 아침 8시부터 10시까지 박스오피스에 줄을 서서 티켓을 예매했다. 단돈 20파운드(한화 약 3만 원)에 티켓을 끊었다. 한국에서 웬만한 아이맥스 영화관과 비슷한 금액으로 라이온 킹 뮤지컬 티켓을 예매하다니, 그것도 1층 앞좌석이다. 

아침 8시부터 줄서는 사람이 꽤 많았다.

아침 8시임에도 불구하고 줄 서는 사람은 꽤 많았다. 티켓이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운이 좋게 앞자리를 합리적인 금액으로 잘 구매한 후 저녁 7시 30분에 뮤지컬을 보러 왔다. 사실 뮤지컬보다 영화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엄청난 기대를 하진 않았다. 이번엔 졸지 않고 다 보는 것이 목표였으니까.


라이온 킹은 배우들이 동물을 표현하는 표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들었다. 원숭이, 새, 표범, 사자 등등 많은 동물이 나오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가장 궁금했다. 뮤지컬이 시작되고, 바로 등장한 표범 그리고 새, 원앙 등등 몸짓과 손짓, 표정 모두가 섬세하게 그 동물을 완벽히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자가 걷는 모습도 연기하는 배우들의 디테일은 정말 대단했다)


심바를 연기한 주인공은 온몸에 땀이 나도록 열정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고, 티몬을 연기한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뮤지컬을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풀을 연기하는 사람도 자기의 배역에 완전히 몰입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뮤지컬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한마음이 되어 라이온 킹을 표현하고 있었다. 

저녁 9시가 되어야 어두워지는 여름의 런던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연극이 끝나고, 스카를 연기한 배우가 관객들에게 마무리 인사를 할 때였다. "라이온 킹을 연기한 모든 배우들이 이 뮤지컬에 대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보이지 않는 역할이라고 해서 허투루 연기를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으며, 모든 사람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런던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자신의 일을 정말 즐기고 사랑한다는 것. 러쉬나 애플스토어 심지어 언더그라운드 직원을 만나 문의를 하면 그렇게 친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최선을 다 한다는 느낌보다, 이 일을 정말 즐기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라, 하모니 즉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이곳의 문화를 많이 느끼고 있다.

라이온킹 관람 전


드디어 보게 된 런던의 야경


새벽 4시에 해가 뜨기 시작해서 저녁 9시가 되어야 해가 지는 런던의 여름은 낮이 길어도 너무 길다. 작년엔 오후 5시만 되어도 완전 밤이라 저녁에 많이 돌아다니지 못했는데, 이번 여행엔 하루가 길어도 너무 길다. 뮤지컬이 끝나고 11시즘 되어서 템즈강 주변을 돌아 야경을 돌아보며 맥주 한잔과 함께 런던의 하루를 또 마무리했다. 다음은 버버리 팩토리를 가는 날! 그리고 주말엔 세븐 시스터즈를 갈 예정이다!

빅벤은 수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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