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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원 Sep 20. 2023

모두가 되는 여행

나를 껴안는 글쓰기

돌아오는 날짜를 정하지 않고 여행을 떠날 거예요.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땅을 발길이 가는 대로 하염없이 걸으면서요. 골목길에 자리한 허름한 카페가 보이면,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 술을 마시면서 담배 한 모금. 그러다가 음악이 나오면 동네 사람들과 술과 음악에 취해 춤을 출 거예요. 낯선 이방인인 나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을 놓치지 않고 응시할 거예요. 그 눈빛 속에서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면 더욱더 기쁘겠죠. 내가 살아온 나보다, 더 오롯이 나일 수 있는 그곳에서 한동안 머무를 겁니다. 있는 그대로 환대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 계속 여행할 거예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하다가 거리에서 죽을 거예요. 어제 만나 같이 춤을 추던 그 사람이 꽃 한송이를 들고 찾아와주면 더욱더 좋겠네요. 내가 아무도 아닌 곳에서는 모두가 될 수 있을까요. 그곳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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