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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u Jan 02. 2018

왈츠를 통해 충전하는 새 출발 에너지

[2018년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리뷰

1월 1일 오후 7시 @ 코엑스 메가박스 4관.

2018년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를 보고 왔다.


작년 1월 1일 구스타보 두다멜이 지휘하는 동일한 공연을 보고 꼭 일년 만이다. (일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올해의 지휘자는 리카르도 무티였다.

무티의 신년음악회는 작년과 어떻게 다를지 부푼 마음을 안고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 명불허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의 합이 이렇게나 잘 맞을 수 있을까? 그야말로 호흡이 척척, 하나의 악기가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이번에도 느꼈다.


합이 맞으니 공연의 몰입도가 배가 되고, 2시간 반이 넘는 시간 내내 지루한 줄도 모른 채 흥에 겨워 몸을 덩실거렸다.


(왈츠를 자주 듣는 편은 아니지만, 일년에 한두번 쯤 힘을 얻어야 할 때 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빈 빌하모닉의 신년음악회는 매년 다른 지휘자의 스타일에 맞추어 연주해야 할텐데, 어떤 지휘자가 오던지 척척 맞춰 연주할 수 있는 기량을 충분히 갖추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자연스레 생겼다.


그리고 작년부터 느꼈었는데,

웃으면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보면서 나도 웃음을 지으며 듣게 되었고, 곧이어 행복감이 밀려오고 힘이 솟았다.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있을거라는, 잘 헤쳐갈 수 있을거라는 에너지를 연주하는 단원들의 모습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것 같다.


# 리카르도 무티의 완급 조절


사실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얼굴에서 묻어나는 느낌으로는 왠지 매우 엄격하고, 깐깐(?)하고, 고집이 있을 것만 같았는데, 신년음악회여서 그런지 웃음도 지어주시고 중간중간 위트 있는 제스쳐도 취해주시고, 예상했던 것 보다는 캐주얼한 움직임을 보여주셨다.


음악에 있어서는, 강약의 완급 조절을 매우 능숙하게 이끌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은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제외하고는 감정의 고조를 느끼기 어려운 곡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곡의 메인 테마 부분에서는

내가 들었던 그 어떤 버전보다도 느린 속도로 연주하게끔 리드하면서 천천히 그 느림을 풀어주는데 "이 곡에도 완급 조절이 이렇게 명확히 느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왈츠 음악에서는 피콜로나 퍼커션 등 다소 튀는(?) 음들을 가진 악기들이 곡의 에너지와 한껏 상기된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는데, 무티의 지휘는 이러한 다소 마이너한 악기들의 "한 방"들을 특히 잘 잡아 리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발레의 우아함


사실 최근 발레 공연을 따로 가서 본적은 없다. 까마득한 옛날 몇 번 보았던 기억이 있을 뿐...


그래서 빈 필하모닉의 연주에 맞춘 발레 공연이 영상으로 나왔을 때 매우 반갑고 더욱 집중해서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는 감탄했다.

발레리나의 몸동작, 몸의 유연한 곡선들이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사람이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최대로 고도화 했을 때 발레리나의 몸동작이 나오는 것이지 않을까, 이래서 인간을 아름다운 피사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닐까 등등의 수많은 감탄과 발레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내 스스로의 새로운 시각이 형성되었다.


기회가 닿는다면 조만간 발레 공연을 꼭 보러 가고 싶다.




오늘 본 공연을 통해 한 해를 힘차게 보낼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얻은 것만 같다.

이제 몇 시간 뒤 새해 첫 출근인데, 공연을 관람하며 느꼈던 행복감을 떠올린다면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나 어려움은 그냥 이무것도 아닌 듯 느껴질 것 같다.


아무래도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는 매년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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