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님 스토리
노벨 문학상으로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한 소설가 한강. 그녀는 축하 인터뷰에서 아들과 함께 밥먹고 있다가 알게되었고 조용히 차를 마시면서 자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못다 이룬 꿈을 자식의 인생에 이르러 성취하겠다는 식의 소유욕에 염증을 느꼈다"
"잔혹한 현실의 일들을 볼 때면 고민 없이 아이를 낳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
그릇된 부모들의 소유욕, 그리고 삶의 잔혹한 현실들
이 속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고통을 본 것은 아닐까?
남편분과도 이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을텐데 특히 아이가 겪게될 고통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것 처럼 보였다.
“그 아이가 세상은 살만 하다는 생각에 이를 때까지의 터널을 어떻게 빠져나올지, 과연 빠져나올 수 있을지"
"내가 대신 살아줄 수 있는 몫도 결코 아니고…어떻게 그것들을 다시 겪게 하냐”
그런데 그녀의 대답에 고민하던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 맛있는게 얼마나 많아
여름엔 수박도 달고, 봄에는 참외도 있고, 목 마를 땐 물도 달잖아
그런거, 다 맛보게 해주고 싶지 않아?
빗소리도 듣게하고, 눈오는 것도 보게해주고 싶지 않아?
(2000년 문예지 문학동네 여름호 “침묵”의 일부)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다름아닌 수박이었다.
수박이 달다는 건 불변의 진리니 말이다.
삶이 고통이기 때문에 이를 아이에게 겪게 한다는 게 괜찮은 일인지 고민이셨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삶에서는 진실된 즐거움이 존재한다.
작가님이 부정할 수 없었던 여름 수박의 달콤함 같은 것 말이다.
아이를 직접 키우고 계신 지금은 어떤 마음이실지 궁금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느끼셨을 새로운 행복도 삶의 즐거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아이가 느끼는 행복에 더 진한 감동이 가슴에 일렁임도 느끼셨을 것이다.
삶의 새로운 행복이란 아이를 통해서 발견되기도 한다.
작가님이 느끼셨을 고통을 감히 헤아리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아이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회복되셨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