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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희 Aug 12. 2020

안정성향 초등교사의 도전기

새로운 목표는 재외 한국학교 

 나는 도전을 좋아하는 안정성향(INTJ)의 초등교사이다. 모순되게 들릴 진 몰라도, 매일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일상에서 안정감과 충만함을 느끼면서, 그 쳇바퀴를 조금씩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 역시 매일의 루틴에, 나의 무의식의 기저에 숨어있다.


 교대생 시절에는, 영어 과외를 계속하면서 공부하는 게 아까워서 토익 시험을 만료되지 않게 유지했고, 영어 공인점수가 있다는 이유로 인천 아시안게임 소프트볼 종목에서 영문 아나운서를 할 수 있었다. 교대를 다니면서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에 매료되어 대학원 진학과 임용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임용을 선택했고, 아쉬운 마음에 임용시험에 합격하자마자 대학원에 진학하였다. 그리고 2019년 8월, 무사히 내 이름이 금박으로 멋있게 인쇄된 논문 한 편을 전리품 삼아 졸업하였다.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나니, 목표가 없어졌다. 이제 뭘 해야 하지? 무엇에 도전해보지? 박사과정을 가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안주하긴 아쉬운데, 어디서 더 양질의 경험을 쌓을 수 있지?


 내가 찾아낸 답은 재외 한국학교였다.

재외 한국학 교란 교육부의 인가를 얻어 재외에 설립된 학교로, 재외교민들이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것과 동일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 학력을 인정해준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교민의 자녀들이나 주재원, 파견직 자녀들이 수학한다. 다양한 학생들과, 흔히 겪어볼 수 없는 시스템, 게다가 월급을 받고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까지! 이거야말로 안정과 도전이 보장된 워킹 홀리데이가 아닌가?


 그때부터 재외 한국학교에 가기 위한 도전기가 시작되었다.


 먼저 자격 요건을 확인해야 했다.

먼저 수많은 재외 한국학교의 기본적인 위치, 급, 규모, 특징 등을 보고,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찾아야 한다. 나는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근무해보았으니, 이번엔 도시에 위치한 큰 학교에서 근무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도시에 있는 학교들을 추려보고, 전년도 모집공고를 다운로드하여 각 학교에서 원하는 조건들을 확인했다. 각 학교마다 세부적인 조건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재외 한국학교에서는 초빙의 경우 3년 이상의 재직 경력 및 신체 건강한 자를 기본 요건으로 내세운다. (파견의 경우 기본 7년 이상의 경력, 학교가 위치한 국가의 국가공인 어학점수의 6할 이상을 요구하는 등 훨씬 까다롭다.) 나는 초빙으로 가고 싶었고, 다행히도 2020년 2월 28일 기준으로 나는 만 3년의 교육경력을 갖추었으니 적어도 원서는 내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원서만 낸다고 다 합격하는 것은 아니니 기본 자격 위에 "내가 그 학교에 필요한 사람이니 날 데려가세요!"를 어필할 수 있어야 했다.


 재외 한국학교에서는 어떤 사람을 원할까?  

지원자들이 학교의 특징을 깐깐하게 선별하며 자신에게 꼭 맞는 학교를 골라 지원하듯이, 학교에서도 그다음 해에 학교 운영에 필요한 교사를 선별하여 뽑길 원한다. 어떤 교사가 필요한 지 알아내기 위해 각 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국, 영, 수 열심히 교과서로 공부했어요."를 말하는 서울대 합격생의 진부하지만 진리 같은 정보들 뿐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조금 더 개인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정보원을 찾아야 했다. 당시 2년 반의 짧은 교직생활이었지만, 짧지만 알차게 연을 맺은 부장님들, 대학원 동기 선생님들, 건너 건너 아는 아무개 선생님들에게 까지 '혹시 재외 한국학교에 대해 아는 게 있으신가요?' '제가 ~에 위치한 재외 한국학교에 지원해볼까 하는데 아는 것이 있으신가요?'라고 마구잡이로 도움의 신호를 날리기 시작했다. 원하는 자에게 길이 있다고 했나? 아님, 답답하게만 느꼈던 좁은 교직사회가 이렇게 장점으로 다가올 수 도 있는 것일까? 정말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지인들이 '예전에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이 그곳으로 가셨다', '내 친구가 지금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등의 믿을 수 없을 만큼 옹골찬 정보원들을 소개해주셨다.


 이제 남은 건, 정보를 모아모아  바탕으로 실천에 움직이는 것 뿐이었다. (도전기가 이어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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