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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내음 Apr 09. 2024

손씻기

민재는 화장실에 갔다. 오늘만 벌써 10번도 넘게 가는 것 같다. 볼일을 보기 위해서 간건 2~3번도 안되지만 위기 상황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차원에서 화장실에 간 경우가 많다.

민재의 자리는 공교롭게 본부장 앞자리다. 사장에게 본무장이 깨져 분위기가 안 좋을 때, 누구에게 시키기 애매한 업무가 떨어져 시킬 사람을 찾을 때 민재는 자리에서 긴급히 대피해야 했다.



화장실에 가서 볼일만 볼 수 없으니 새로운 취미를 만들었다. 바로 FM 손씻기이다. 비누를 정성스럽게 30초 정도 뭍히고 손바닥, 손가락, 손톱, 손목, 팔뚝 까지 정성스럽게 손을 씼는다. 밖에 긴급 상황이 종료되기만을 바라면서.



손을 씼으면서 불안한 마음도 씻겨 내려가기를 바라며 오늘만 민재는 11번째 화장실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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