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찬스 Aug 05. 2021

블루 스크린 안경을 사면서

도수 없는 안경이 이렇게나 비싼가

블루스크린 안경을 쓰는 것은

썩 눈에 피로를 덜어 주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굳이 푸른색이어야 하고

굳이 막아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서

블루스크린 안경을 끼고

그 얼굴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애써

푸른을 번역하면 블루가 아닌 것이라 따지고

푸른은 하늘도 푸르고

초록 숲도 푸르고

내 마음도 푸르고

당신 그 눈도 푸르고 하니까


그걸 블루라고 하면 이상하지

그래서 블루스크린 안경은 푸른색을 걸러내는 게 아니라

파란색이라 일컫는 무슨 파장인가 하는

눈을 어지럽히는 파랑 같은 걸 막는 방파제쯤으로 생각하기로 했죠


2021.01.15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