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楊貴妃)
- 몽상(夢想)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네 꽃 잔에 술을 따르니
나는 화주(火酒)가 되어
너를 활활 타오르게 하는
마지막 불꽃의 심지가 되리
네 붉은 꽃잎에 닿으니
네 양볼에 피어나는
홍주(紅酒)가 흐르고
나는 네 부끄러움을
두 번째로 말하리
네 붉은 잔에 목젖을 적시우니
마주(魔酒)를 마시듯
내 마음은 꿈속을 헤매고
마치 네 품속에 헤어나지 못한
늪 마의 숲에 빠져든다
태양의 붉은 기운 앞에
떠오르며 다시 피어나는
내 굳은 절개의 마음은
잠시 너를 잊고 바라보다
태양의 붉은 마음이 저버렸을 때
잠시 스친 듯 몽상의 마음을 지녔다
태양이 떨어졌을 때
이미 너는
낙조의 마음을 끓어 않은 채
밤의 무대에 서서 무희가 된다
네 눈동자의 충혈된 두 눈은
지난밤하늘에 어린 눈가에 맺힌
너는 금세 달려올 것 같은
성난 황소의
알데바란의 눈동자를 가졌다
그래서
네 충혈된 두 눈엔 언제나
밤에 요정의 눈빛으로
다시 태어난다
2019.5.18 치악 금대 트래킹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