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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12. 2024

산은 나의 스승

-  산에 오르는 이유

산은 나의 스승

-  산에 오르는 이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우리는

말로만

뭐든지 다한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가보지도

오르지도

경험도 하지  못하면서 말입니다


지난 과거이야기에 파묻혀

그 말이 진실인양

자신이 한 말에 취해

거짓이 참인 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산에 올라

힘든 고개를 만나

오르는 내내 

여러 스승을 만났습니다


오솔길을 가다

앞만 바라보고 걷다

돌부리에 넘어질 뻔 하니

나의  스승께서 말해주시길


가끔은 아래를 내려보아

살아있는

죽어있는

만물의 사물들이

나의 발에 밟히거나

부딪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헤아릴 수 있는 혜안을 

말씀하셨습니다


오르막에 오르면

중간중간 힘들다 쉬어가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두 발로 걸어갈 있는 용기에

갈채를 보내고


이마에 흐르는 땀의 고마움에

내가 살아 숨 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때론

지팡이 없이 걷다

오르는 마음에

의지를 해주는

나뭇가지 잔손의 도움을 받으며


이 세상에

나와 친한 벗이 아니어도

내가 필요로 할 때

아무런 이유 조건도 없이

말없이 건네주는 손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르는 길에

갑자기 힘들어 털썩 주저앉아

모난 돌에 깨어난

나의 의식의 세계


쉬어갈 수 있다는 것에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을 때


배려란?

이렇게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겸손의 미덕을 헤아려 주셨습니다


치악산 높고 깊은 산자락

홀연 단신 오른 길에

예전에 오래전 잊혔던

구룡사 계곡에 버려진 마음 하나

찾으러 다시 떠나와


진달래 꽃 피어나는 계절에

나의 마음은  다시

치악산오래전 묻혔던

마음을 꺼내어


구룡사 구룡소 화폭을 담아 

그 마음을 다시는

잠들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2024.4.11 치악산 비로봉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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