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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Apr 26. 2024

등불처럼

-  등나무꽃의 마음이 되어

등불처럼

-  등나무꽃의 마음이 되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한 자루 촛불이 되어

등불로 타오르다

등나무꽃처럼 피어나 맺혀

촛농의 와불이 되어

떨어지는 


평생을 등허리 펴기 전에

세상을 이리저리 휘감아 돌고

내 의지대로 홀로서기할 수 없이 

돌고 도는 산허리 축 휘감는

세상의 마루타 인생


언제나 태양이 지난 자리를

벗 삼아 돌고 돌아가는 인생이

차마 내 살아온 인생이

너의 인생이 그랬더라면 

좋았을 것을


여름엔 넝쿨지어 그늘을 만들고

가을지나 겨울엔

그저 앙상한 뼈마디에 이슬 맺힌

초라한 벤치에 앉아있는 이 없는

쓸쓸한 계절을 맞이할 때면


너의 운명은

늘 시계추처럼 돌아가다 추는

나만의 인생

나만의 굴레 길 사연이 되어가네


산에서 만나지 못한

네 일생의 일부를

내게 아름드리 전해준

너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인생도 그렇게 

어느새 너처럼 닮아가고 있는 것은


어쩌면

우리네 인연이라는 것이

떼어내어도 뗄 수가 없는

소용돌이 인생의 정으로 묶여있는

저 등나무 꽃의 마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연의 만남이 되어가더구나


2024.4.26 청계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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