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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8. 2024

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 것일까?

-  가을을 떠나보내는 것들 앞에서.

새들은 어디로 날아가는 것일까?

-  가을을 떠나보내는 것들 앞에서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잿빛 가을 하늘아래

쓸쓸히 적막한 가을바다가

모두가 떠나간 

텅 빈 빈자리를 메우고

지쳐 쓰러진  바닷가 갯바위가

썰물에 떠내려간 사랑을

애태운다


세월의 상처대신

지는 석양을 등지고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온

깎아지른 절벽 위에

노송이 부끄러워할 때

한 심장이 떨어지고 있다


오랜 마음 안고 살아도

노송은 바람에 이리저리

내 마음 둘 곳 없어 바다에 떠오를

저 멀리 수평선 위에  기다림에

태양을 그리워하지만


인내심 감내는 

승자와 패자의 마음도 아닌

단지, 슬픔 언저리 밀려오는

저 파도의 용사들이  살아서 돌아온

망망대해에 저 바다를 포옹하며

다독거려 줄 수 있는 용기만이

필요할 뿐이다


바위가 칼바위 되어가는 사연을

오직 너 하나를 위해 버터온

모진 풍랑에

너를 지켜 내기 위함도 아니거니와


살아오고

살아가고

살아갈 마음 하나 있음

이 세상에 나하나 희생한들

그 무엇이 대수로울까?


바다는 파도 없이

살아갈 수가  없고

파도는 헤엄칠 바다가 없으니

새들의 날갯짓은 오직

파도에 의존해 살아가야 할 때

너의 존재를 피력할 수가 있다


바다

그래 그 넓디넓은 바다 위에

새들이 활공짓하며 날아갈 때

바다 위 파도가 춤을 추고


나는 그 무엇이 두려워

아무 말없이 너를 대신할

행복의 주체를 거스를 수 없는

찾을 길 없는 마음 하나만 존재할 것을

기억하나 만 가지고 간다


단지

밀려왔다 떠나가는

저 파도 위에 앉아있는  

작은 새 마리에

이 가을 바다에 너를 떠나보내는

이유를 찾았음은


비단,

다가올 겨울바다에

다시 찾아올 때

진정 너를 향한

나의 마지막 마음은


바다로 떠나간 새들에게

저 멀리 아득히 들려오는

기약 없는 뱃고동 소리에

내 님의 소식을 전해달라 하네


2024.10.26 영흥도 노가리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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