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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29. 2024

마지막 가을

- 마지막 사랑

이정석.사랑하기에

마지막 가을

- 마지막 사랑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라 부르기엔


이 가을은 너무  짧아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나날들


애써 지우려 해도


점점 가을바람에 흩날려


흩트려지는 마음 앞에



겹겹이 쌓여만 가야 하는


낙엽 속에 감춰진


사랑의 은어와


섞어가는 비문과 비밀의 문



우리들만의 지난 사랑이야기는


점점 만추가  다가올수록


깊어만 가는 가을 밤이슬 내리면



너의 마음도


나의 마음도


잊힌 옛사랑의 퇴적된 거름 위에


다시 자라날 새싹만을 기억하겠지



가을이라 사랑하기에


너무 멀어져 부족한 미완성의 사랑


우리의 마지막 가을은


여기서  끝이 아니기를



애써 태연한 척


스스로에게


위로와 감사를 받지 않기를



나는 오늘도


위태롭게 매달린


낙엽들을 바라보며


언제 떨어질지 모를 마음 하나


지켜가는 것이



신이 주어진


또 하루의 삶이라 여겨


그 마음과 함께 떨어져 가는 길이



이 가을날에


스스로를 위로할


마지막 사랑이 되어 떠나가렵니다


영흥대교

2024.10.26 영흥도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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