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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희 Jul 10. 2023

공부의 시작과 완성

주주금석 논어생각 102

태백 08     


○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시에서 마음을 일으키며, 예에서 서며, 음악에서 이룬다.”     


  ▷ 주주

일으킨다는 것(興)은 감흥하는 것이다. 시는 인간의 성정에 근본 하는데, 사악한 것도 있고 올바른 것도 있다. 시의 표현은 이미 알기가 쉽고 읊조리는 사이에 오르고 내리는 음절과 반복되는 구절이 있어 사람을 감동시키고, 또 쉽게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처음에 그 선을 좋아하고 악을 싫어하는 마음을 흥기 시켜 스스로 그만둘 수 없게 되는 것을 반드시 시에서 얻게 된다.     


예란 공경과 사양으로 근본을 삼고 절도와 꾸밈 및 규범의 상세함이 있어 사람의 살과 피부의 모임, 그리고 힘줄과 뼈의 묶임을 굳게 한다. 때문에 배우는 사람들 중에 우뚝이 자립하여 사물에 흔들리고 빼앗기는 바가 되지 않는 것을 반드시 예에서 얻게 된다.     


음악에는 오성과 십이율이 있어서 그것이 번갈아 주고받아 가무와 팔음의 법도가 된다. 그리하여 사람의 성정을 길러 사악하고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고 그 찌꺼기를 모두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이 마지막에는 의리가 정밀해지고 인이 숙련됨에 이르러 스스로 도덕에 순응하는 것을 반드시 악에서 얻게 되니, 이것이 학문의 완성이다.   
  

*정자가 말했다. “천하의 영재가 적지는 않으나 특히 도학이 밝지 않기 때문에 성취하지 못한다. 무릇 옛사람의 시는 지금의 가곡과 같아서 비록 마을의 어린아이라도 다 익히 들어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흥기 했던 것인데, 지금은 비록 노숙한 스승이나 유자라도 그 뜻을 깨달을 수 없으니, 하물며 배우는 사람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이것이 시에 감동하지 못함이다. 옛사람은 집안을 청소하고 손님을 대접하는 것으로부터 관혼상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예가 있었으나, 지금은 다 무너져서 이 때문에 인륜이 밝지 못하고 집안을 다스리는 법도가 없으니, 이것이 예에 서지 못하는 까닭이다. 옛사람의 음악은 소리와 음이 귀를 길러주고, 채색이 그 눈을 길러주고, 노래가 그 성정을 길러주고, 춤이 그 혈맥을 길러주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없으니 이것이 음악에서 완성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옛날에는 인재를 양성하기가 쉬웠는데, 지금은 인재를 양성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 금석

공자는 “시는 사람을 깊이 감화시켜 사람의 의지를 고무할 수 있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선으로 향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한다. 예는 사람의 행위를 단정하게 할 수 있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보고 듣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두를 능히 법도에 맞게 하고 또 우뚝이 자립할 수 있게 한다. 음악은 사람의 성정을 함양할 수 있어 사람으로 하여금 지극한 선의 경지에까지 다다르게 고상하고 완전한 사람을 만든다.”라고 하여, 시 예 악으로써 자기의 덕성을 배양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 유설

주주와 금석의 이해에 차이는 없으나, 주주는 장황하고 금석은 간결하다. 그러나 장황한 해설이 효과 있을 때도 있다. 금석은 주주의 설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략한 면도 있을 것이다.      


현대의 시, 예, 악은 도학과는 상관없다. 예는 높은 사람의 특권을 보호하는 수단이 되었고, 악은 쾌락적인 기능이 많다. 그나마 시가 조금은 성정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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