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物有本末 事有終始 물유본말 사유종시
사물에는 뿌리와 가지가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다.
物有本末 事有終始 물유본말 사유종시
뿌리와 가지라고 해서 뿌리만 중요하고 가지는 하찮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잘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뿌리를 먼저 말한 것뿐입니다. 가지가 없으면 잎도 없고 잎이 없으면 광합성 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나무가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간혹 덕은 뿌리이고 재물은 가지라는 문장을 오해하여 덕만 중요하고 재물은 하찮은, 심지어는 무가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에 재물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그 재물을 얻는 과정이 윤리적이어야 그 재물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불법과 탈법으로 모은 재물은 언젠가는 그 자신에게 재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기에 덕이라는 뿌리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보통 시종일관(始終一貫)처럼 시작을 먼저 말하고 끝을 나중에 말합니다. 시작을 해야 끝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여기서는 사유종시(事有終始)라고 되어 있습니다. 분명한 이유는 찾지 못했지만, 문맥을 참고해서 어느 정도 유추해볼 수는 있습니다. 바로 앞에 머물 데를 안다는 것을 보면 됩니다. 머물 데를 아는 것은 유학의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아는 것입니다. 그 목표를 깨달아야 지금 일어난 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동 선수가 되고 싶은 사람과 교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시간표 짜기부터 공부 내용까지 다 다릅니다. 목표를 먼저 정해야 무엇부터 시작할지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