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혜진 Jan 29. 2024

내 생각대로 해야함을 씻으라

실직한 남편이 내 말대로 살면 잘될 거 같거든

20240129.월 / 요9:1-12


> 묵상

날 때부터 맹인된 자를 보고 제자들은 그의 맹인됨이 누구의 죄로 인한 것인지를 묻는다. (2)

당시 사회로서는 자연스러운 질문같다. 

병을 죄의 결과로 보는 시선들이 있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그러니 한 사람의 병이나 생김으로 인해 더 많은 배제가 있었을 거 같다.

그런데 예수님은 ‘어디로부터 왔냐’가 아닌 ‘이로인해 나타날 것’을 대답하신다. 

과거가 아닌 이 사람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것으로 인해 현재는 보이지 않지만 나타날 것 그건 바로 ‘하나님의 일’이다.


사건이 생기면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라고 하며 원인을 찾아 마녀사냥을 하는 나의 모습과 예수님은 다르다. 

이전의 나는 정말 많은 원망피해의식 그로인한 자기연민에 쌓여 있었다.


나의 결핍은 엄마 때문이고, 나의 이혼은 결핍을 알면서도 좋아해놓고 배신한 전남편 때문이고, 재혼 후 남편의 거짓말과 돈 문제는 남편이 날 속여서이기 때문이고, 지금 속이 뒤집힐 거 같은건 남편이 아무 대책없이 실직해놓고 태평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벌어진 불편한 일들은 모두 과거 어딘가 누군가에게서 온거다.

말씀이 없는 나는 이렇게 철저히 남탓, 환경탓 하다 죽을 인생이다. 

눈을 떴으면 뭐하나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는 날 때부터 맹인 된 사람이 나다. 

그렇게 눈을 뜨고 있어도 맹인된 나를 예수님이 봐주셨다. (1) 내가 뭘 봤겠나 예수님이 봤지 

난 예수님을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해 예수쟁이 잡아 죽이던 사울처럼 미친 또라이 예수쟁이라고 싫어하던 사람이다.


전에 베데스다 연못에 38년간 앓던 병자에게는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더니 

오늘 맹인에게는 침으로 진흙을 이겨 발라 주시더니 ‘실로암 못에 가서 씻으라’ 하신다

에수님이 눈앞에서 짜라잔짠 다 나았네! 하실 수 있는데 아주 작은 것이지만 이들에게 뭐를 하라 하신다. 

인상적이었다. 왜 그러셨을까? 그냥 예수님이 다 하실 수 있지 않나?


나야 예수님이 아니니 예수님 속은 모르겠다.

그런데 그 작은 적용이 각자의 삶에 필요한 거 같다.

그리고 말씀은 알려준다. 넌 그냥 일어나 걸었고, 넌 그냥 씻었고 

태초부터 영원까지 내가 걷고 씻고 하는 그 작은 순간을 채우는 것은 예수님 이심을

심지어 걷고 씻는 나라는 존재를 만들고 채우는 것은 하나님이심을 


주일 말씀처럼 말해줘도 계속 잊으니 기록했고 그리고 매일 같이 봐야한다.

그러지 않으면 난 예수님이 말씀하셔서 걷는걸 알게된 주제에 내가 걸은냥 착각하고

예수님이 진흙을 바르시고 어디가서 씻으라고 다 떠먹여 주셨는데

마치 내가 어디가서 씻으면 다 되는 걸 알았던 사람처럼 군다


오늘도 일당을 나갔지만 일이 없어 돌아온 남편, 

그리고 오자마자 소설책을 앞에 펴고 그 아래에는 핸드폰 게임을 실행하는 화면을 켜두고 일타쌍피를 노리는 남편을 보면서

‘큐티부터 하지 않는 너는 영적으로 아둔한 자라며 예수를 믿긴 믿냐.’생각하고

‘너의 태평함은 여호람이라고 그러니 멸망이 와도 멸망을 모르지 않냐’ 생각한다

마치 나란 존재와 나의 앞, 뒤 좌우를 주님이 채우신 말씀처럼

남편의 존재와 그의 앞, 뒤 좌우를 내 올바른 생각으로 채워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언제쯤이면 이 징글징글한 셀프 신격화는 뿌리뽑히는지 징그럽다.

맹인된 자도 나도 뭐가 대단히 삶을 잘 살아내서 예수님이 오신게 아니지 않나

눈을 감고, 그저 자리에 주저앉고 너무 형편 없는데 오셨는데 나는 왜 남편의 형편없음에 일하실 주님을 소망하기 보다 남편의 형편없음에 절망하며 내 생각대로 해줘야 남편의 형편없음이 나아질거라 생각하나?


내게 일하셨던 주님, 그리고 씻던 걷던 작은 일거리를 나에게 떠먹이듯 안내하셨던 말씀

그것이 반드시 남편에게 일할 것을 믿는 것이 오늘 내가 해야 할 ‘가서 씻으라’이다. (6)

당장 지금 내 눈앞에서 벌어지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것 그것이 믿음일테니 

지금 이것이 어디서 왔는지를 따지고 당장 변화되길 바라지 않고

하나님이 하시고 나타낼 일을 소망하며 기도하자.


> 삶

1.남편으로 인해 속이 터질거 같지만 지금처럼 잘 받아들이는 것 속에서도 열불 좀 안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

2.오늘 나의 생각을 씻고 말씀으로 씻으라를 기억하겠습니다.


> 기도

주님,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는 영적 맹인인 제게 찾아오셔서 절 치유해 주셨는데 저는 매번 보고 싶은 것만 보네요. 정말 매 순간 말씀이 없고 주님이 절 붙드시지 않으면 저는 다시 병자가 될 사람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오늘 제가 저의 생각을 말씀으로 씻을 수 있길 기도합니다. 저의 형편없음에 찾아와 일하신 것처럼 남편에게도 찾아가 일하실 주님을 소망하길 기도합니다. 그것이 당장 이루어지지 않아도 말씀과 같이 되었고 하는 인생을 살고 누리게 절 도와주세요. 부디 불쌍히 여겨주세요. 모든 말씀 나의 어떠함을 탓하지 않고 그로인해 일하실 하나님을 보여주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작가의 이전글 찾다가 죽게 생겼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