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 있지'란 말에서 나오는 엄청난 위로에 대하여
최근에 식이를 저탄고지로 바꾸었다. 몸 컨디션을 좋게 하고자 시작했는데 몸의 염증도 줄고, 살도 빠지고 무엇보다 에너지가 한결 좋아지고 있다. 다만, 저탄고지는 공부가 좀 필요한데 워낙 예민한 몸이다보니 제대로 해보고 싶어 저탄고지를 잘 아는 기능의학 의사선생님을 찾아갔다.
사실, 난 10년도 더 전에 CFS(만성피로증후군)을 앓은 이후 이 병 저 병 추가적으로 많이 앓아서 내 몸의 history 가 많다. (항상 의사 쌤들은 왜 이렇게 아프냐며 관리 못한 사람으로 비난한다. 그러다 내가 관리하는걸 듣고 나면 아무말 하지 않는다. 그리곤 내가 다 고쳐주겠다 라고 큰소리 치고 하란 대로 다 해도 차도가 없으면 마지막에는 너 같은 애는 처음이다로 마무리. 사실 한 두번 있는 일도 아니니 널 고쳐주겠다는 의사 가 100% "너 같은 애는 처음본다" 라 결론을 내려서 큰소리 치는 의사 말은 절대 믿지 않는다. )
이 분은 정말 하루에도 엄청 많이 진료를 하시는데, 넉넉 잡아도 한 시간에 10명은 족히 은 보실듯. 갈 떄마다 의사 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이렇게 진료가 많은데 화장실은 중간 중간 가실수는 있는 건가. 나도 모르게 병원가서 의사 쌤 걱정을 할 때도 있다.
그리고 그 분의 가장 놀라는 부분은 그 와중에 정말 자상하시다는 점이다.
"제가.. 블라브라블라... 그리고 초등학교때 부터 변비가 있어서요.. 평생 장이 좋았던 적이 없어요........"
"음... 그건 자기 잘못 아니고,... 또? "
"제가 이번에 장염이 있었는데요 그때 흰 죽을 먹은 이후...탄수입이 터져서 최근에 맥주와 빵, 과자 이런걸 엄청 먹었어요..... "(저탄고지의 절대 금지 음식이 - 설탕, 빵, 맥주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그럴 수 있지. 죄지은게 아니잖아. 그럴 수 있어. 괜찮아"
"그래서 갑자기 몸무게가 3일만에 2kg 가 늘었어요"
"그건 무엇을 잘못한게 아니라 몸이 안좋아 몸이 부은거야. 몸 좋아지면 바로 빠져. 걱정하지 마요"
지금 잘 하고 있으니 좀 더 잘해보자로 대화는 마무리가 되었고 집에 오늘 길 내내 그 목소리가 들렸다.
"음..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고"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고.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
별것도 아닌 일인양 대답해주는 그 내용이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 쏟을 뻔했지만 다행히 모자와 마스크 써서 들키지 않았다
내가 하는 말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으며 열심히 키보드를 두둘이며 검사지 결과 보고를 보다 잠시 나에게 얼굴을 돌리며 했주던 그 말이 하루 종일 나의 마음을 감싸고 있었다. 내가 그 누구보다 병원도 많이 다니고, 이 의사 저의사, 닥터쇼핑도 많이 했지만 '너의 몸이 아픈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 라고 말해준 것은 이 선생님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상처를 인정받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따뜻함과 자상함은 지켜야지 라고 맘 먹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