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욕망은 무엇인가요?
글쓰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예전에는 어떻게 써야 될지 몰라서 빈 모니터를 멀뚱멀뚱 보기만 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옮겨 쓰다 보니 글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나조차 종잡을 수 없다. 때로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글이 유기체처럼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이 책을 통해 타인의 마음으로 전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내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온종일 머릿속에 이 생각, 저 생각이 끊임없이 뛰어다니고, 그 흐름이 너무 빨라서 모른채하기도 한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기에 생각이 많은 아이, 좋게 보는 사람은 아이디어 많은 재주꾼으로 보기도 하지만 실상은 자기 생각의 무게에 짓눌려 지내는 시간이 많다.
이런 무게감이 내게 ‘압력’으로 작동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압력을 생산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애당초 압력이 생긴 이유가 ‘생각의 무게' 때문이니, 생각을 덜어내면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을까?
그렇다.
나에게 있어서 글쓰기는 ‘생각을 덜어내는' 치유’의 한 방법이다. 3년 전부터 시작한 글쓰기는 자신을 타인에게 표현하는 것에 서툴렀던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시켰다. 혼자서 단 한 줄도 못 쓰겠기에 사무실 옆 스타벅스에 가서 2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 몇 줄씩이라도 타이핑을 쳤다. 처음에는 정말 몇 자 쓰지도 못하고 멀뚱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점차 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글을 잘 썼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저 무엇이든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다시 고민이 생겼다.
무엇이든 쓰는 것으로는 내 속의 허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도대체 뭘 써야 하는 거지?
근본적인 질문에 도착한 것일까?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예술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게 내 속에 있는 욕망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예술가도 아닌데? 스스로 자신을 디스 하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국가에서 주는 예술인 자격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뭐 어떠냐? 나 스스로 예술가라 생각하면 그만이다.
자,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피상적으로 돌아가지 말고 직구를 던져볼까? 쉽지 않겠지만.
아직도 퇴고를 하지 못하고 빙빙 돌리고만 있는 ‘파리 체류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여행과 심리, 또 글쓰기를 함께 엮어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 않다. 파리에서 2주간 경험한 내 마음 여행 이야기를 통해 중년의 나이에 겪는 고민과 갈등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참 그게 잘 안 풀린다.
생각이 여기저기 조각나서 떠돌아다닌다. 글에 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내 글 속에는 내 마음이 그대로 녹아져 있을 것이다. 창피하냐고? 그렇지는 않다. 그 또한 나라는 사람이란 걸 이제는 인정한다. 그런 나를 통해 ‘나의 목소리'로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가 아직 구체적이지 못하고 모호하다.
이건 글쓰기의 문제일까?
만약 글쓰기에 수업에 갔다면 이런 나에게 어떤 솔루션을 줄까? 글을 길게 쓰지 말고 단문 형태로 써야, 주어와 술어가 꼬이지 않는다는 해결 방법을 제시할까? 문장을 길게 쓰고, 한 번은 짧게 쓰면서 호흡을 조절하여 리듬감을 주라고 할까? 그런 방법이 별로 마뜩지 않다.
독자에게 건네기 위해 글을 쓰지만, 제일 첫 번째 독자는 바로 ‘나' 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독자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글을 쓰고 싶지 않다.
사람은 각자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다. 각자의 성향에 맞는 글쓰기 방식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책 쓰기나 글쓰기 강좌는 일반적인 방법을 강의하는 듯하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는 없는 방법이다. 각자 자신의 성향에 맞는 방식을 찾는 게 중요하다.
<어쩌다 심리> p.143
참말로 어렵다.
그렇지만 이렇게 날것으로 글을 쓰니까, 속풀이 해장이 되는 느낌이다.
글을 쓰다 보니, 이런 생각에 도달했다.
첫 번째 독자가 원하는 욕망, 그 욕망을 채워주고 싶다.
당신의 욕망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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