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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섬션 베이스 : 답이 없는 문제에서 정답 찾기

디자이너의 사고법 1

by 우디 Feb 28. 2025
여러분이 사는 동네 김치볶음밥의 평균 가격은 얼마인가요?


‘디자이너의 사고법’ 시리즈의 첫 주제인 어섬션 베이스는, 답이 없어 보이는 문제를 나름의 기준을 세워 최대한 답에 근접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핵심은 계산기처럼 정확한 답을 찾기보다는 가능한 답에 근접하는 방향성에 있다는 점입니다.



정답이 없는 존재와 만나다

디자인 업무를 하다 보면, 정답이 명확하지 않은 문제와 마주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이탈률을 줄이기 위해 온보딩 과정을 단순화한다고 할 때, 정확히 몇 단계로 구성하는 것이 최선인지 누가 명확히 답해줄 수 있을까요?


UX나 프로덕트 디자인에서 자주 접하는 이러한 고민들은 사실상 답이 없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어섬션 베이스, 즉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방식’이 중요해집니다.


수학처럼 오차 없이 문제를 풀 수 없을 때, 디자이너의 사고법은 가능한 해답에 가까워질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준이 되는 수치(평균 가격·이탈률·탐색 시간 등)를 설정하고, 소규모라도 데이터를 모아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결국 완벽에 가까운 해답이 아니라, 부족하더라도 실행 가능한 근사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어섬션 베이스는 이 근사치를 찾는 데 효과적인 프로세스입니다. 또한, 디자이너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의사결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사고방식이기도 합니다.


디자이너: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디자이너: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수치적 기준을 세우다

“내가 사는 동네 김치볶음밥의 평균 가격은 얼마일까?”라는 질문이 주어졌을 때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라면(약 5,500원)처럼 비교적 저렴한 음식과 국밥(약 9,500원)처럼 조금 더 비싼 음식의 가격을 기준점으로 설정합니다.


그러면 둘 사이에서 대략 7,500원이라는 어섬션 베이스를 잡을 수 있겠죠. 이렇게 나름의 기준을 세운 다음, 현실 데이터와 비교·보완하면서 답에 가까워지는 과정이 어섬션 베이스의 핵심입니다.


아래와 같은 질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장 정답을 명확히 구할 수 없어 보이더라도, 기준 수치를 생각해 보면 어섬션 베이스를 금방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일주일에 마시는 커피량은? (하루 소비 커피량 × 7)

주간 SNS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SNS 사용 시간 × 7)

한 달에 올리는 스레드 게시물 수는? (하루 올리는 스레드 게시물 수 × 30)


수치적 기준과 수학적 사고 @unsplash수치적 기준과 수학적 사고 @unsplash


엄밀한 수학적 계산과는 거리가 있지만, 기준값을 수치로 설정해 비교한다는 점에서 ‘수학적 사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예컨대 “카테고리 필터에 설명 문구를 추가하면 탐색 편의가 높아질까?”, “온보딩을 단순화하면 이탈률이 낮아질까?” 같은 질문들은 어떤가요?


이때 중요한 것은 100% 정확한 답을 추구하기보다는, 빠른 실험과 검증을 통해 더 나은 해답을 탐색하는 데 있다는 점입니다. 디자이너의 사고법은 여기서 시작합니다.


- 사용자가 가장 즐겨 찾는 메뉴(혹은 기능)를 홈 화면 상단에 배치하면, 이탈률이 낮아지고 체류 시간이 길어질까요?
- CTA에 구체적인 행동을 제시(예: ‘지금 바로 시작하기’)하면 전환율이 높아질까요?
- 온보딩 단계를 5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면, 신규 사용자의 이탈률이 n% 줄어들까요?
- CTA 근처에 리뷰나 별점을 노출하면, 사용자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빨리 형성해 전환율이 올라갈까요?
- 임팩트 있는 이미지를 첫 화면에 배치하면, 사용자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율이 증가할까요?

낯익은 질문들 아닌가요?


디자인 현장의 답이 없는 문제들 @unsplash디자인 현장의 답이 없는 문제들 @unsplash


답이 없는 시대에서

디자인과 UX는 애초에 불확실성을 다루는 분야입니다. 새롭게 시장에 진입해야 할지, 어떤 기능을 우선 개발할지 등, 수치만으로 완벽히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답이 없는 시대’에 필요한 것은, 가능한 답에 근접하려는 노력입니다. 작은 근거를 바탕으로 설정한 어섬션 베이스라도, 유의미한 과정을 거쳐 얻은 근사치라면 의사결정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지금까지 함께 살펴본 어섬션 베이스가 실제 디자인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더욱 힘을 발휘하려면, 보다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합니다. 다음 글에서 그 핵심인 ‘요소 분해’를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어섬션 베이스 : 답이 없는 문제에서 정답 찾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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