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마티, 2008)
에드워드 W. 사이드의 많은 글이 좋지만 특히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는 유작이라 각별하다. 말년의 양식은 정신이나 몸, 기술 따위가 도달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단계나 상태와 결이 다르다. 시간의 누적,이라는 필요 조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그 무엇이 말년의 양식이다.
번스타인은 죽기 직전까지 지휘를 했다. 1990년 8월 19일, 탱글우드 페스티벌 공연에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베토벤의 교향곡 7번 연주가 마지막이었다. 공연의 실황은 번스타인 사후 '최후의 콘서트(The Final Concert)'라는 제목으로 음반이 나왔다. 그의 유작이다.
공연 직후 그는 입원했다. 병세가 나아지지 않자 같은해 10월 9일 은퇴 성명을 발표하고 10월 14일 뉴욕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죽음의 주된 원인은 폐암, 향년 72세, 그는 뉴욕 브루클린의 그린우드 묘지에 묻혔다. 무티와 카라얀과 번스타인 그 중에 제일은 번스타인이라.
“온 힘을 쏟아 말러를 지휘하고 기진맥진했던 그는 말러 공연이 끝나면 땀에 젖어 숨이 차고 몸을 떨었습니다. 머리도 아프고 위도 아프다고 했습니다. 그는 말러를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말러 교향곡 9번 중 마지막 악장을 연주할 때 번스타인은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었습니다. 말러의 곡에 큰 감동을 받은 겁니다. 그는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해 온 힘을 쏟았습니다. 아무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열정을 다 바쳐 살았고 또 그러기를 즐겼습니다.”(풍월당 최성은)
최성은님의 글에 따르면 말러 9번 연주를 하는 노년의 번스타인, 귀한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