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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기후위기와 뮤지엄, 그리고 행동

시즌 2 기후위기와 뮤지엄

기후위기와 뮤지엄, 그리고 행동


 우리는 지난 17개의 이야기에 걸쳐서 기후위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뮤지엄에 대해 알아봤어요. 먼뮤가 "기후위기"를 주제로 잡았을 땐, 현재 뮤지엄계에서 일어나는 흐름 중 하나를 소개하는 것이 어떨까 라는 의도였어요. 정치, 경제, 사회, 환경까지 전 분야가 다각도로 "기후위기"를 타개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뮤지엄 또한 우리에게 닥친 기후위기를 대처하기 위해 뮤지엄만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했었죠.

 먼뮤의 17개에 걸친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뮤지엄과 "기후위기"의 연관성에 대해서 깊게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는 처음엔 기후위기 속에서 뮤지엄이 해야 할 일, 그리고 새롭게 부여받은 역할에 대해 주목했어요. 그리고 크게는 뮤지엄 간의 국제적 연대와 대응, 다양한 시도를 언급하며 뮤지엄은 이미 기후위기에 대한 기후행동을 위해 실험적이고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음을 소개했습니다. 비단 몇몇개국, 몇몇 뮤지엄만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아닌 범지구적 연대가 필요함을 2018년 COP24에서의 뮤지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기후위기 시대의 뮤지엄과 예술 분야의 지속가능한 환경 지침을 마련하는 여러 비영리단체(Gallery Climate Coalition(GCC), Partners for Arts Climate Targets(PACT))를 소개하며 뮤지엄의 다각적인 연대를 이야기했어요.

 또 계속되는 재해에 대응하는 뮤지엄으로 루브르, 스미소니언, 호주국립박물관을 살펴보며, 단순히 이상적인 먼 미래가 아닌 당장 소장품을 침수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라도 기후행동이 뮤지엄에 반드시 필요함을 시사했습니다. 그중 호주국립박물관의 "번젠도어(Bungendore)의 냉장고"를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며 기록과 수집의 방법을 사용하는 기후행동을 소개하고 현상에 대한 대응을 넘어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했습니다.

 그리고 뮤지엄이 기후위기에 대한 기후행동을 하는 사례로 가장 많이 소개된 곳은 "영국"입니다! 과거 늘 선선했던 영국이 점점 이상고온을 겪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게 이유였어요.

2016-17년 기준 2019-20년까지 테이트 모던의 지속 가능성 실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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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테이트모던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직원들의 출장을 축소하고, 태양광 패널 설치, 물 절약, 폐기물 재활용 등 뮤지엄에서 행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시행했어요. 테이트 모던은 더 나아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실천할 다양한 방안들을 본격적으로 구조화하고 있음을 알리며,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이어 먼뮤는 전시 기획, 교류와 협업 등 주요 뮤지엄 업무에서도 기후행동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며, 개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관이 되고자 하는 다양한 뮤지엄을 소개했어요.

 또, 뮤지엄 내부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기후행동을 살펴보기도 했는데요, 예술로서 보여줄 수 있는 기후행동을 뮤지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동, "전시"로 풀어내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어요. 코고갤러리, 맨체스터뮤지엄, 코펜하겐의 《RETHINK》, 국내에는 비교적 최근에 진행한 대림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의 기후 관련 전시를 소개했습니다. 또 관객의 집단적인 기후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후행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후문해력"이 필요함을 알리며 다양한 뮤지엄에서 관객을 대상으로 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어요. 뮤지엄의 지속적인 고민인 "대중 참여"를 이끌어내면서 그 참여를 통한 집단 기후행동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뮤지엄들의 엄청난 고민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우리가 이렇게 기후위기에 대해 심각하고 크게 받아들이는 건 우리의 다음 세대인 청소년이 기후불평등의 당사자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에요. 먼뮤가 소개했던 호주박물관의 다양한 기후교육 프로그램은 청소년이 기후위기를 잘 이해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기후활동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어요.

잔디와 허브로 뒤덮인 비스보쉬 뮤지엄의 지붕 ⓒBiesbosch MuseumEiland

 뮤지엄 내부에서 진행되는 소프트웨어(Software)적인 부분의 기후행동과 더불어 외면의 하드웨어(Hardware)적인 부분에서도 반영되고 있는 기후행동을 살펴보기도 했었죠. 복합적인친환경 건축인증제도와 기존 조명의 LED로의 전환, 주변 생태계와의 조화 등 점점 필수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친환경 건축에 대해 소개하며, 뮤지엄의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해 언급했어요. 또 앞서 소개했던 루브르처럼 소장품, 즉 문화유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뮤지엄의 사례를 소개하며 향후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을 위해 통합적인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이 필요함을 강조했어요.

《Becoming CLIMAVORE》를 통해 개발된 해초가 든 랩과 샐러드 ©The Holburn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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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엄은 모든 공간에서 뮤지엄이 가진 비전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 의미에서 뮤지엄이 편의시설과 뮤지엄샵에 담아내는 기후위기에 대한 메시지도 살펴봤어요! 전시에서부터 뮤지엄샵까지 이어지는 뮤지엄의 메시지는 관람객이 일상생활에서도 지속적으로 전시의 메시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에요. 또 단순한 제로 웨이스트를 넘어서 《Becoming CLIMAVORE》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테이트와 서펜타인, 홀번 뮤지엄에서 양식 연어 대신 랩과 샐러드를 내놓았던 사례도 기억에 남네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뮤지엄 운영은 뮤지엄이 내놓았던 가장 쉬운 대안이었지만, 한 편으로는 디지털 기술이 남기는 "디지털 탄소발자국"이 결국 새로운 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언급하며, 점점 활성화되는 NFT 작품과 NFT 시장에서 논의되는 환경 이슈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할 점이 있음을 시사했어요. 앞서 다뤘던 문화유산의 디지털화를 통해 유산을 보존하여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 위기를 공유하는 것도 기후위기를 위한 기후행동임을 알렸죠. 하지만 정말 디지털 기술이 기후위기의 해답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이야기했어요. 뮤지엄의 다양한 노력이 그 의도대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면 좋겠지만, 부정적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부분 또한 적극적으로 논의되어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까요.

<뉴 락 표본>과 장한나 작가

 앞서 뮤지엄의 기후위기 대응에 대해 살펴보았다면, 또 기후위기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대처하는 장한나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이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어요. 작가님은 "뉴 락(new rock)"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통해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라는 뻔한 메시지보다는 자연과 인공이 끊임없이 섞이고 있음을 알리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정말 새로운 생태계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미 우리 삶의 너무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기후위기는 이제 "해결"보다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놀랍게도 세상은 우리가 기후위기를 이야기하는 그 잠깐의 시간에도 수많은 변화를 겪었죠. 계속되는 전쟁으로 이어지는 식량난과 앞으로 이어질 거라 예상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이렇게 사회에서 경제, 정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놀랍게도 이 모든 문제의 공통분모로 "기후위기"가 조금씩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이제 여러분들도 점점 체감하기 시작했을 거예요. 먼뮤가 조금 무겁지만 중요한 이슈로 "기후위기"를 택했던 건 우리 삶의 즐거운 부분인 여가생활에서도 "기후위기"를 체감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앞서 레터에서처럼 우리가 외면하고자 했던 현실을 직시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 뮤지엄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지난 17개의 이야기에 걸쳐 먼뮤와 함께 "기후위기"에 대해 논의해 주셔서 감사해요. 먼뮤는 앞으로 뮤지엄이 해나갈 다양한 고민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잠깐의 방학을 가지려고 합니다. 먼뮤는 다음 시즌에 새로운 주제로 찾아오겠지만, 기후위기와 뮤지엄에 대한 관심은 계속 가져볼 예정이에요. 여러분의 지속적인 뮤지엄에 대한 관심과 행동도 기다릴게요! 우리 시즌 3으로 다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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