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 안녕?
올해 3월부터는 복지관에 다니고 있다.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내 생각들은 분간을 못하도록 어지러웠다. 지쳤고 힘들었고 마음도 많이 아팠다. 나 자신을 되찾고 싶었다. 삶의 활력을 찾아야 사람 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싶었다. 복지관은 내 나이보다 많아야 갈 수 있을 중 알았는데 상담을 받아보니 내 나이도 가능하단다. 복지관에서 여러 수업을 들으며 숨어있던 인생의 재미를 찾아가고 있다.
지인의 정보를 듣고 복지관을 방문했다. 사회복지사님의 자세한 상담을 듣고 노인사회화교육 프로그램 안내장을 보았다. 배우고 싶은 과목이 많았다.
평생교육, 건강증진, 취미여가… 특히 합창반에 눈길이 갔다. 음악시간이 좋았던 학창 시절이었지만 입시준비로 교과목에서도 빠졌던 고등학교 실정이 아쉬웠다. 음*음* 교회 성가대에서 봉사하던 미진한 실력인데 괜찮겠냐고 물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라고 한다.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학생이 되어 보라고 하시며 웃으신다. 더불어 격하게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마 하고 복지관 현관문을 나왔다. (여비 브런치- 노인 복지관 학생되었습니다, 중에서 발췌)
합창반 수업에서 만난 언니들은 웃음꽃을 피우는 꽃다운 청춘이다. 교수님의 지휘 아래서 함께 노래하며 얻는 에너지는 하루를, 일주일을, 그리고 다가오는 한 달을 또 즐겁게 장식한다.
“가사는 모두 외었지요?” 세월의 무게만큼 염엽함으로 무장한 큰 언니들의 씩씩함, 능청을 보탠 여유로움, 재치까지 나는 얼결에 은근슬쩍 목을 가다듬어 본다. “입만 벙긋할 테니 막내가 힘 좀 써줘.”
사회자의 소개로 시작한 합창반원 모두는 천상의 하머니였다. 흰색의 블라우스와 검정치마는 질서를 맞추고 강당의 열기는 환하게 달아올랐다. 누가 노인이라 말할 수 있는가? 86세의 거장은 20여 살의 나이차이도 친구가 쉽게 되었다. 목을 풀기 위해 준비해 온 쵸코렛의 달콤함을 나누고 서로에게 먹여준다. 이미 풍성한 삶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하다. 하하, 호호, 깔깔 저리도 좋을까. 나도 모르게 웃는 소리를 보탠다. 한 음 또 한 소절 모두의 마음 되어 퍼져 나간다. 모두가 보석처럼 빛난다. (여비 브런치- 그윽한 하루,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