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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비 Oct 10. 2024

내가 쓰는 자서전

재미를 찾는 삶을 위해

 매일 책을 읽지만,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  한 명만 곱으라면 톨스토이다. 톨스토이의 책 중에서도 ‘안나 카레니나’가 가장 좋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한 여자가 자신의 지위도, 자식도 버린다는 게 멋있다. 나중엔 그 사랑이 집착처럼 변하지만, 그렇게 한 대상으로 돌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소설적으로 좋다. 난 그렇게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은 복잡해서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톨스토이는 대단한 작가이다. 진심, 쓰는 사람이다.

 글쓰기를 마치면 머리를 식히며 넷플릭스를 본다. 재밌게 본 시리즈는 몇 번이고 다시 보기도 한다. 특히나 위기가정을 소중한 꿈, 작가가 되기 위해 온몸을 쏟는 싱글맘은 내 마음을 쥐어흔든다. 다양한 일거리를 마다하고 청소일을 선택할 수 없는 그녀에겐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조용한 희망이 쓰나미처럼 휘몰아치는 격정의 외침이었다. 스스로를 다잡으려 할 때마다 찾아보는 최고의 드라마다. 범인을 찾는 게 머리정돈도 되고 추리극은 삶에서 엔도르핀이 돌게 한다.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긴 영화나 드라마는 즐겁다.

 요즘 가장 큰 관심사는 ‘독립 출판’이다. 출판사의 개입 없이 소중한 사람들에게만 내 글을 선물하고 싶다. 그림에 큰 소질이 없어 캘리그래피 수업도 받고 있다. 책에 딱딱한 글자에 곡선이 어우러진 것을 넣고 싶어서다. 남편은 그런 나를 보고는 신기하고 잘될 거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내 책을 꾸미겠다는 목표를 잡으니 수업도 즐겁다. 더 열정적으로


 난 꾸준히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나를 정의하라면 도전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열정적인 사람. 열정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뭐든 적극적으로 도전한다고 생각한다. 되든 안 되든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무조건 돌진한다. 현재도 열정 가득히 살고 있지만, 앞으로 더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살고 싶다. 전문적인 글쓰기 수업도 받아보고 싶다. 이전에는 한겨레에서 운영하는 100일 글쓰기 수업, 작가의 코멘트 수업을 들었다. 글쓰기의 갈피를 잃은 현재, 나와 글쓰기성격이 맞는 작가에게 좀 더 전문적인 글쓰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수필을 더 잘 쓰고 싶으니까.

 <어른으로 사는 법>

 사실 내가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 안에 웅크리고 있는 유치한 어른답지 못한 모습이 튀어나오니깐요. 운전도 못하고 집도 없고 수입과 출의 숫자는 비대칭입니다만 굶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찾아주는 일거리가 더러 있어 비럭질은 하지 않습니다.


 상처받은 마음을 추스를 줄 아는 여유, 미운 마음 덜어내기, 나 스스로 토닥여주기로 마법의 주문을 읊조립니다. 복잡한 사거리에서 우측통행의 질서를 지킵니다. 나는 아직도 성장하는 아이처럼 힘을 기릅니다. 불평이 생깁니다. 더운 날씨를 밀어내고 감당하려 운동을 합니다. 골고루 야채와 고기도 먹습니다. 쭈볏대는 오기와 참지 못하는 감정을 차디찬 이성으로 바꾸려 애씁니다.


어른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머리 위로 하얀 뭉게구름들이 어깨를 나란하게 기대고 있습니다. 아이처럼 펄쩍 뛰는 무작정인 행동으로 유연하려 해 봅니다. 때로는 어른처럼 경직된 뻣뻣함으로 사람들과 대면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처럼 산다는 반대말이 아닌 어른답게 사는 것은 내게 아직은 툭, 툭 내뱉고만 싶은 허름한 어른으로 자꾸만 꺼내고 싶습니다.

 (여비 브런치 ‘어른으로 사는 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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