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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필요한 스킬, 의사결정

by 보통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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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하루는 결정과 결정이 가득해요. 신규 서비스의 핵심 방향을 정해야 하는 큰 결정부터 지금 수행하고 있는 단위 업무에 대한 결정, 팀원에 대한 피드백의 방향에 대한 결정 등 다양한 성격의 결정이 필요한 수간을 계속 마주하죠.


모든 결정은 선택지가 있어요. 선택지 모두 타당한 근거가 있을 수 있고요. 그리고 팀원들은 리더의 결정을 기다리죠. 명확하고 좋은 결정을요.


"이 결정이 맞을까? 만약 틀린 선택이라면?"


결정을 마주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팀장에게는 무척 큰 부담이기도 하죠. 하지만 다양한 결정의 순간을 마주하고 고민하고 성장하면서 지금은 이렇게 바라보게 되었어요. 의사결정이란 게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불확실성 속에서 책임을 지는 선택을 하라는 거라는 걸요.


의사결정의 진짜 의미


지금까지 팀장으로 일하면서 수없이 많은 결정을 내렸어요. 크고 작은 결정들이 모여서 사업과 서비스를 만들었고 팀을 이끌어왔죠. 돌이켜보면 그중 완벽하게 옳았던 결정은 거의 없어요. 대부분은 "당시 상황에서 최선"이었을 뿐이죠.


리더에게 의사결정이 어려운 이유는 명확해요. 미래는 불확실하고 모든 정보를 가질 수 없고 결정의 결과는 나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결정을 미룰 수는 없어요. 결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선택이고, 대부분 이 선택은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거든요.


리더의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건 두 가지예요.


첫 번째, 불확실성을 받아 들어야 해요. 완벽한 선택은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두 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불확실성을 기대로 바꾸는 게 리더의 역할이고 책임이에요.


혼자 결정했을 때의 한계


많은 팀장들이 결정의 책임이 온전히 자신에게만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중요한 결정일수록 혼자 고민하고 혼자 답을 찾으려 하죠. 저도 팀장 혼자만의 책임이라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던 적이 있어요. 하지만 일을 하면서 팀장이 느끼는 책임만큼 팀원들도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다양한 직무가 함께 일 하는 팀에서는 각 직무의 전문성과 인사이트가 팀의 결정에 필요하다는 것을요. 혼자만의 고민과 결정이 팀 논의 과정을 통해서 진행되었을 때 팀의 퍼포먼스도 달라졌어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했고 실행 과정이 훨씬 더 빠르고 적극적이었죠.


의사결정의 최종 책임은 팀장에게 있어요. 하지만 좋은 의사결정은 팀원들의 공감과 지지가 있을 때 비로소 실행력을 갖게 돼요.


리더가 혼자 모든 답을 찾을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팀원들의 다양한 관점을 모아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팀원들이 "우리가 함께 내린 결정"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리더의 진짜 역할이에요.


물론 모든 결정에 팀원들의 동의가 필요한 건 아니에요. 급한 상황에서는 리더가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방향성이라면 팀원들과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나만의 의사결정 방법론 만들기


의사결정이 팀원들의 지지와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일관된 접근이 필요해요.


1. 데이터로 시작하기


대다수의 결정의 근거는 사업과 서비스의 데이터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중요한 결정 앞에서 관련 데이터를 보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기본이에요.


"현재 신규 회원의 전환에 있어서 가장 개선이 필요한 퍼널은 무엇인가요?"

"초기 회원에게 어떤 정보를 보여주었을 때, 이탈이 줄어드나요?"

"고객 VoC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기능은 무엇인가요?"


직관으로 고민했던 가정이 데이터를 통해 보완되었을 때 결정이 설득력을 가져요.


2. 다양한 관점 수렴하기


중요한 결정일수록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져요. 특히 실무자의 목소리가 중요하죠. 그들은 제가 보지 못하는 디테일을 알고 있거든요.


실제 서비스 기능과 플로우에는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관점이 들어가 있어요. 기능의 동작에는 개발의 구현에 대한 고민이 들어가 있고요. 이 부분을 모른 채 결정한다면 서비스의 구조와 동작에 더 많은 리소스가 소요될 수 있어요.


빠른 온보딩이 중요할지, 명확한 가치 전달이 중요할지를 고민했던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생각까지 듣고 결정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3. 논리적 프레임워크 활용하기


복잡한 결정을 내릴 때는 구조화된 접근이 도움이 돼요. 주로 이런 질문들을 사용해요.


이 결정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

들어가는 비용과 리소스는

예상되는 리스크는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인지,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인지

이 결정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받을 수 있는지 등


대부분의 결정은 또 상위 리더와의 협의가 필요해요. 이때 정리되지 않은 문서보다는 배경과 목적, 실행 방법과 리소스 등 구조화된 보고가 필요해요. 프레임워크는 결정을 위한 접근법이기도 하지만 리포트를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에요.


4. 직관의 역할 인정하기


데이터와 논리만으로 모든 결정을 내릴 수는 없어요. 특히 해보지 않은 신사업과 신규 서비스의 경우 데이터를 쌓고 해석을 하는 일도 어렵거든요. 직관을 결정에 적용할 때도 근거를 함께 설명해야 해요. 결정이 지지를 받으려면 직관 또한 설명이 필요해요.


"제가 이전에 비슷한 서비스를 경험했을 때, 초기 사용자 확보가 가장 중요했어요. 그때의 경험을 보면 이 방향이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시장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작은 규모로 먼저 검증해 보면 어떨까요?"


이렇게 직관의 출처를 밝히고 검증 방법까지 함께 제시하면 팀원들도 이해하고 동의해 주더라고요.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기


지금은 '결과'가 아닌 '과정'을 더 많이 공유해요.


"남은 연말까지 큰 프로덕트 전에 개선해야 하는 사항을 현재 지표와 VoC를 기준으로 리스트업 했어요. 이 리스트와 함께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개선사항 또는 기능에 대해서 다음 미팅에서 의견을 나누고 결정하는 자리를 가질게요."


이런 식으로 미리 공유하면 팀원들도 함께 고민할 수 있어요. 그리고 최종 결정이 나왔을 때도 지지받을 수 있고요. 중요한 건 결정의 근거를 명확히 하는 거예요. 데이터, 논리, 경험 등 어떤 근거로 이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 또한 공유가 된다면 결정에 대한 지지는 더 빨라져요.


의사결정 루틴 만들기


지금은 제 나름의 의사결정 루틴이 있어요.


매일 : 서비스 지표 확인 → 즉각 대응이 필요한 이슈 파악 → 빠른 결정

매주 : 팀 회의에서 진행 상황 공유 → 중간 크기 결정 논의

매월 : 전체 데이터 리뷰 → 방향성에 대한 큰 결정


하지만 모든 결정이 루틴에 맞춰 흘러가지는 않아요. 더 빠른 결정과 상위 조직의 방향에 맞춰 빠르게 변화해야 할 때도 있죠. 팀장이 팀의 결정 범위와 함께 조직의 결정도 계속 체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혹시 지금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고민하고 계신가요? 선택의 기로에서 어느 쪽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나요? 이런 접근은 어떨까요?


첫 번째, 완벽한 결정은 없다는 걸 받아들이세요. 불확실성은 의사결정의 본질이에요. 모든 정보를 가질 수 없고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도 없어요. 그래도 결정해야 하는 게 리더의 역할이죠. 완벽을 기대하지 말고 "현재 정보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세요.


두 번째, 혼자 결정하지 마세요. 책임은 리더에게 있지만 과정은 팀과 함께 가야 해요. 팀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그들의 인사이트를 결정에 반영하세요. 그래야 실행력 있는 결정이 돼요.


세 번째, 데이터를 먼저 보세요. 직관도 중요하지만 객관적 근거가 있으면 훨씬 좋아요. 관련 데이터를 찾아보세요. 사용자 행동 데이터, 시장 데이터, 경쟁사 데이터 무엇이든 좋아요. 숫자는 감정을 배제하고 현실을 보게 해 줘요.


네 번째, 결정의 근거를 명확히 하세요. 팀원들에게 "이렇게 하세요"만 말하지 마세요. "왜 이렇게 하는지", "어떤 근거로 이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하세요. 그러면 팀원들이 이해하고 따라올 수 있어요.


다섯 번째, 나만의 의사결정 방법론을 찾으세요. 어떤 정보를 중시하는지, 어떤 프로세스로 결정하는지 등이 쌓여서 나만의 전문성이 만들어져요.


의사결정은 리더에게 중요한 스킬이에요. 동시에 가장 어려운 스킬이기도 해요. 하지만 고민하는 만큼 그리고 나와 팀에 맞는 접근법을 만들어가는 만큼 더 나아질 수 있어요. 중요한 건 결정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예요. 결정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최악의 결정임을 잊지 마세요.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어요. 그 불확실성에서도 팀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 리더예요. 완벽한 결정을 내리는 리더는 없어요. 책임지고 결정하고 팀과 함께 고민하고 계속 배워가는 리더를 목표로 하세요.


✅ 보통 팀장의 북마크


이번 글을 작성하면서 추천하고 싶은 글이에요.


의사결정 프레임워크

https://www.minwookim.kr/decision-making-framework/


전략적 의사결정과 프로세스

https://brunch.co.kr/@yi-seo/116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의 필요성

https://www.mfitlab.com/solutions/blog/data-driven-decision-m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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