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예약을 할 때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던건 결과적으로 매우 잘 한거 같다. 아침 뷔페식으로 일인당 9유로를 아껴서가 아니고 우리 숙소 근처에 값싸고 맛있게 먹을만한 곳이 많아서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이 모든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남편도 흡족했는지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작은 카페테리아 4D에서 첫 아침식사로 토르티야 파타타(Tortillas Patata)라는 스페니쉬 오믈렛에 햄과 치즈가 들어간 크로아상 토스트를 먹었다. 스페니쉬 오믈렛에는 감자, 양파, 토마토 등이 들어간채 구워져 나온 계란파이 같았는데 가감없는 담백한 맛이었다. 세트메뉴라서 카페라테가 함께 나왔다. 커피맛이 유명 브랜드 커피 못지않게 정말 일품이었다. 보카디요(Bocadillo)라는 하몬, 훈제 연어, 베이컨, 토르티야 파타타, 삶은 달걀, 참치, 야채, 올리브 등의 다양한 속재료를 넣어 만든 스페인식 치아바타 샌드위치도 맛이 좋았다.
이 카페테리아 메뉴판에는 한 메뉴에 세가지 가격이 매겨져 있어 유심히 보게 되었다. 재미있게도 바(bar)에서 먹을때랑 테이블에서 먹을때, 그리고 야외 테라스에서 먹을때 가격이 다 달랐다. 그리고 야외 테라스를 이용할때가 가장 비쌌다.
타파스는 작은 빵 조각 위에 각종 토핑을 올린 형태의 스페인 음식이다. 나는 타파스를 첨 봤을때부터 흡사 일식초밥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베이스가 밥이냐 빵이냐의 차이는 있지만. 이게 각기 자생적으로 나온 음식인지 둘 중 누가 영감(!)을 얻은건지 정말로 궁금하다. 어쨌든 둘 다 매우 간단한데 예쁘고 맛이 좋다.
합리적인 가격에 여러가지 타파스를 아침부터 배불리 먹어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불과 우리 숙소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산 미겔 마켓(Market of San Miguel)이 그런 곳이다.
오전 10시부터 그곳에서 각종 타파스와 파에야, 그리고 디저트를 원없이 먹어볼 수 있다. 1유로대의 Codfish로 만든 타파스에서부터 게살과 해초가 듬뿍 들어간 3유로대의 타파스, 그리고 해산물 샐러드는 17유로 정도로 각자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만족스럽게 맛볼 수 있다. 샹그리아(4.40유로)와 함께 먹으니 소화도 잘 되었다. 그밖에도 청과물과 디저트 카페가 입점해있어서 식사후 입가심하기도 좋다.
시장 안에는 따로 마련된 테이블들이 있어 여럿이서 편안히 앉아서 먹을수도 있고, 가게마다 간이 바(bar)가 준비되어 있어서 선 채로 담소를 나누며 먹는데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고속 인터넷은 아니지만 무료로 와이파이도 사용이 가능하다.
오래된 청과물 재래시장을 개선하여 지금과 같은 마드리드 최고의 명소가 되었다는 산 미겔 시장. 현재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가 모두 되지만 인기가 많아 워낙 붐비는 곳이기에, 애플페이같은 간단한 결제시스템을 도입한다면 더없이 좋을 거 같다. 우리 신랑의 표현대로라면 마드리드에서 산 미겔 시장만 딱 들어올려서 한국에 옮겨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