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엠 Mar 24. 2022

오래된 등산화

비가 오던 지난 주말에 외출을 하기 위해 방수가 되는 등산화를 꺼내어 신었다. 그러나 집 앞 버스 정류장에 닿기도 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등산화 한쪽 밑창이 정말 훌러덩 벗겨지고 있는 중이었다. 다른 쪽은 괜찮은지 살펴보니 이미 사이가 벌어지고 있었고 일부러 손가락을 집어넣어 떼어내니 쉽게 떨어졌다.


그동안 산에  계기도 거의 없어서 나로서는 고이  모셔둔 건데. 연식은 꽤 되었어도   신지도 못한  신발인데. 아까워 어쩌나. 젖은 신발을 일단  말려뒀다가 동네 구두 수선집을 수소문해서 들고 가봤다. 수선집 사장님은 신발장 안에서 오랫동안 수분을 흡수하여 밑창이 떨어진거라셨다. 본드로 다시 붙이는 것보다 신발 밑창 전체를  가는  낫겠다고도 했다. 등산화 자체는 상태가 좋아서 갈고 나면 오래 신을 거라는데. 완전 교체하면 비용도 상당해서 그냥 떨어진 곳을 붙여서 신기로 했다.


예전에 구두를 많이 신고 다녔을 땐 밑 굽 가는 일도 흔했는데 요샌 매일 운동화를 신고 다녀서 진짜 오래간만에 해보는 수선이었다. 그나마 몇 군데 있었던 수선집이 문 닫거나 임시 폐점인 상황에 딱 하나 남은 수선집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럽고 감사한지. 기왕 잘 고친 거 아끼지 말고 올봄엔 동네 크고 작은 산으로 자주 신고 다녀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요즘 먹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