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식사할 때가 많고 대사증후군 위험군이라 식이 조절이 필요한 나로서는 먹방 채널을 위안 삼아 자주 보게 된다. 같이 식사하는 기분도 들고 대리 만족도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요즘 먹방들의 추세가 맵고 달고 짠 자극적인 탄수화물 음식을 뜨겁게 조리해서 빠르게 많이 먹는 쪽이라. 시청자 입장에서 봐도 먹방 VJ의 건강이 심히 염려가 된다. 분명 그들이 자신의 직업에 충실한 것은 맞는데, 한번 뿐인 젊음과 소중한 건강을 담보로 내건 <오징어 게임> 같은 무한 채널 경쟁처럼 보여서 조마조마 하다. 남편은 내게 그렇게 안타까워하면서 왜 보냐고 늘 핀잔을 준다. 글쎄, 나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맛있게 먹는 행복한 표정을 보는 건 좋다.
주어진 점심시간이 1시간인 학교와 직장을 다녔기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릴 때부터 빨리 먹을 수밖에 없었고. 한창 배가 고프던 시절엔 가진 돈이 많지 않아서 매점 빵이나 컵라면 그리고 냉동 피자를 주로 먹어서인지. 중년의 나는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해야지만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간신히 조절할 수 있는 몸이 되었다. 운동을 꾸준히 한다고 해서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지도 못한다. 몸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정직했다.
세상이 달라져 남이 먹는 걸 쳐다보고 있는 게 흉이 아니고. 예쁘고 성격 좋은 먹방 VJ들의 입담을 들으며 맛집 탐방을 함께 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정말 팬으로서 그들이 오랫동안 건강하게 방송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