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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탕 Oct 25. 2023

리스본행 야간열차

지금 당신이 꿈꾸던 삶을 살고 있나요?

어두운 방 안 가득 책에 둘러싸여 혼자 체스를 두는 남자,  ‘그레고리우스’ 는 부엌 쓰레기통에서 차(tea)를 주워 우려 마신다.  뭐야? 이 꾸질꾸질한 남자는?! ( 헉, 자세히 보니 제레미 아이언스 배우였어...)

남자의 나이는 50대 후반? 아니 60대 초중반으로 보이기도 하고 어쨌든 얼굴과 온몸에서 외로움이 흘러내리고 고독이 뚝뚝 떨어진다. 보기만 해도 우울해지네.


비가 몹시 내리는 출근길에 그레고리우스는 다리 위에서 자살하려는 빨간색 옷을 입은 여자를 구하고  함께 학교에 간다.

(그레고리우스는 고등학교 선생님)


영화 초입부터 ‘뭐지? 이 남자 (그레고리우스) 이상해.’
하지만 ‘남자의 이상함’ 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갑자기 여자는 빨간색 옷과 책 한 권을 놓고 빗속으로 사라졌다. 그레고리우스는  하던 수업을 때려치우고 그녀를 쫓아가지만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그녀가 놓고 간 책 사이에 껴 있던 리스본행 열차 티켓!
그것은 몇 분 후 출발 하는 기차표다.

야간열차 앞에서  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그레고리우스.  쿵쾅쿵쾅, 나도 덩달아 가슴이 뛰었다.  



결국 그레고리우스는 열차를 탔다.  그럼 학교 애들은? 수업은? 난 이 남자의 직장이 진심 걱정됐다. 돈 없어 보였는데 ㅠ 아침에 쓰레기통에서 차를 주워 마시지 않았던가. 학교 짤리면 어떡하나...


급작스레 떠난 리스본에서 남자의 작은(?)일탈이 시작된다. 그녀가 놓고 간 한 권의 책이 이 남자를 움직였다.책의 무엇이 이 꽉 막혀 보이는 남자를 움직이게 한 걸까?  


나도 완전 몰입하는 심정으로  그레고리우스를 따라 리스본을 돌아다녔다. 그레고리우스의 심정으로 함께 여행하는 마음으로 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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