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 인생 43년 동안의 자서전이다. 지금까지 총 7권의 책을 썼는데, 가장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아침에 간단히 읽으며, 내 인생을 종합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으로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먼저 난 지난 13년 동안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데, 지식화 방어기제의 태도를 지금까지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나는 지적 작업을 하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 이 작업을 난 머리로만 할 생각은 적다. ‘철학이 줄리엣을 만들 수 없다면 그런 것은 꺼져 버려.’ 나 또한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이다.
난 태어나길 열등감이 많고, 수줍은 사람이다. 그래서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고, 내향적인 기질을 갖고 태어나기도 했다. 이런 난 청소년 때까지는 몸으로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대학에 와서 머리 열등감 때문인지 독서에 빠지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당시 나의 최고 고통 치료제였다.
이렇게 살아온 사람은 이제 작가가 되면 좋다. 난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 인생은 나를 이쪽으로 이끌고 온 것 같다. 이제 다른 길은 모두 막혔다. 작가가 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다.
열등감이 많아서인지 어려서부터 난 고집이 셌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독서하지 못하고, 글쓰기도 제도권에서 익히지 못했다. 다만, 난 직관과 창의적인 편이다.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해 봐도, 이상주의자거나 관념주의자에 해당한다. 또한, 그동안 고독하게 살아와서, 작가로 살아가는 것에는 적합한 체질이 되었다.
젊어서 국내 여행과 해외 여행을 많이 못 해 봤지만, 여행하며 느끼게 된 것은 난 태생이 벌거숭이라는 것이다. 즉 꾸미지 않고, 무방비 상태로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이것은 산골소년 출신이라는 것이 영향을 주기도 했을 것이다.
나의 유일한 회사 경험은 10여 년 동안 익힌 영업과 세일즈 일이다. 그때 주체적인 태도 또한 배울 수 있었다. ‘현대 철학자 노자’라는 강의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철학자 최진석 선생님의 열강에 완전히 빠져 버리게 되었다. 회사에서는 관계치였고, 회피성 불안정 애착의 모습을 난 보였다. 또한, 나의 유일한 제도권 학습 경험은 야간대학 법학과에서 적을 두고 공부한 것과 상담심리대학원 회사와 병행하며 다닌 것이다.
난 먼저 웃는 사람이다. 타고나길 긍정적인 성격이다. 존경했던 선생님에게서 ‘사람에게서 구하라’라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난 배려하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 현실에서 존경했던 분은 변화경영전문가와 정신과 선생님이다. 책으로 존경했던 분은 딴지총수 김어준과 법정 스님이다.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유산은 거의 없지만, 좋은 성격을 물려 받았다. 아버지에게서는 선량함을, 어머니에게서는 성실함을 보게 자랐다. 다만, 우리 집은 역기능 가정이라 난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부모님을 챙기려 들었고, 지나친 성취감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했다. 살아가는 일은 고통을 견디는 과정이기도 한데, 지난 13년 동안 정신과 선생님과의 심리상담 덕분에 난 이 시간을 그나마 잘 살아올 수 있었다.
피터 드러커는 스스로 배우는 것이 가장 잘 익히는 것이라고 했다. 나는 우연히 독서를 즐기게 됐고, 독학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내가 작가는 천직이다. 그런데 아직 이루지 못한 길이다. 그리고 절친을 두고 싶은데, 아직은 뚜렷하지 않다. 그리고 연애도 하고 싶은데, 사랑은 내게 어려운 주제다. 종교 또한 믿고 싶은데, 아직 마음이 그 쪽으로 가지 않는다.
에필로그에 ‘나의 30대 10대 풍광’을 다뤘는데, 난 아직 성취에 몰두하는 시기여서 그런지 일과 관련된 부분이 가장 와 닿았다. 즉 나의 팬들로부터 편지가 오기 시작하는 장면에 나의 가슴은 뛰었다. 그리고 천천히 나의 워크샵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난 흐뭇한 장년의 시절을 보내게 된다. 물론 이것은 미래의 아름다운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