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이기주의자>라는 책으로 유명한 ‘동기부여와 자기계발의 아버지’ 웨인 다이어의 오래된 책을 읽었다. 아이와 창의력에 관한 내용인데 국내 제목은 <모든 아이는 무한계 인간이다>이고, 개정판을 읽었다.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내가 환호한 이유는, 건강한 아이의 원형에 관해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책의 앞부분만 유심히 읽었는데, 기대에 부응하는 내용이었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창의적인 아이는 부모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역할 모델의 중요성을 이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었다. 많은 부모에게 ‘자녀가 장차 어떤 사람이 되면 좋겠는가?’라고 질문했다. 대답은 다양했지만, 결론은 자존감 있고, 긍정적이며,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웨인 다이어도 자녀에게 바라는 바를 비슷하게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다.”는 것이다. 자율적이고, 마음의 소리를 들을 줄 알고, 도전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아이들이 그런 능력을 갖게 된다.
안타깝게도 현실의 아이들은 위와 같은 환경과 가르침 속에서 자라지 못한다. 더구나 한국의 아이들은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한국의 어린이들은 행복도에서 거의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학교를 왜 다녀야 할까? 웨인 다이어도 지식보다는 감정을 기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공부하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강제적으로 훈육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그 아이의 마음을 살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식은 이제 인터넷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주워 담을 수 있다. 따라서 학교는 자신에 관해 이해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겁게 놀기 위해 가야 한다.
앞서 ‘건강한 아이의 원형’을 언급했는데, 이 말을 한 이유는 우리는 태어날 때 이미 완전한 존재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교의 선종에서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웨인 다이어 또한 아이들은 모두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존재로 태어난다, 고 했다.
그런데 사회와 어른들이 아이들의 훌륭한 삶의 모습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는 아이에게 성공하라거나 누구를 닮으라고, 혹은 부모의 말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너 자신이 되라, 고 알려주는 것이다. 인생은 이론으로 배워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삶은 직접 몸으로 뛰어들어 체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실패에 너무 가혹하다. 그래서 아이를 믿지 못하고, 부모가 대신 이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모든 아이와 청소년은 실패할 권리가 있다. 모든 성공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실패를 나쁜 것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창의적인 사람은 나타날 수 없다. 창의력이란 것은 독창성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봐야, 자기다운 결과물이 나온다.
책의 뒷페이지로 갈수록 집중력은 떨어졌다. 하지만 이 책은 전체적으로 훌륭한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지루한 삶을 사는지와 인생에 열정적으로 임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자기답지 못한지를 알 수 있었다.
자기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아이는 창의성을 발휘한다. 이런 아이는 지루할 틈이 없다. 세계가 너무 궁금하고, 읽고 싶고 배워야 할 것이 천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서를 하고, 여행도 즐긴다. 타인에게 열려 있어, 사람과도 금방 친해진다. 또 이런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고, 그 자체에 빠져 망아의 경지에서 인생을 산다. 그리고 이들은 부모가 자신이 될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에, 남이 인생을 모방하지 않고 자기다운 삶을 살아낸다.
인생은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 그때 생명력이 돌고, 신바람 나는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면 남들의 눈치나 보며 주눅 들어 산다. 한국 다수의 아이가 이와 같다. 사회적 환경이 건강하지도 못하고, 어른들이 훌륭한 반사 대상이 못 되어 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