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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테르 Aug 19. 2016

29살, 고백(go? back!)

뒤로 물러서거나, 앞으로 나아가거나


 대학교 1학년 때, 막연하지만 나는 20대 후에 들어서면 한 손에 스타벅스 커피를 든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때는 그게 참 당연하다 느꼈고, 그런 수순을 밟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현실을 잘 몰랐고 꿈은 컸다. 요즘은 대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졸업 걱정을 하며 취업 캠프를 찾아다닌다고 한다. 참으로 현실적이지만 맘이 아프기도 하다. 그 나이에는 그때밖에 못하는 일들이 있는데, 그들의 젊음이라는 시간이 안타깝다.



 

 나의 첫 번째 직업은 영양사였다. 입사 후 처음 한 일은 사탕 1000개 포장과 맞이 인사 1000회였다. 나는 이런 일을 하기 위해 4년간, 3천만 원이라는 등록금을 내고 공부를 한 건지 억울했다. 물론 이런 일들이 쓸모없지 않았지만 그건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의 이야기. 다리가 퉁퉁부어 거의 6개월간 밤마다 끙끙대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당시 상사는 내가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1년 6개월을 일했다.




이제 나는 29살다.

과거 내가 생각했던 사회, 내가 생각했던 나의 모습은 지금과 큰 차이가 있다. 과거 당차며, 긍정적이었던 나는 상사 눈치를 보고, 싫어도 네!라고 이야기하는, 사회 물이라는 것이 든 직장인이 되었다. 

 회사 생활 5년 동안 뒤로 물러서거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선택의 순간들이 찾아왔다.  순간의 선택 기쁨이 되기도 하고난이 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고난과 역경이 찾아왔을 때는 악착같이 견디뛰어넘으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다시 말한다.

고난과 역경이 찾아왔을 때는 뒤로 물러서서 나를 지킬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이다.


나를 다그치지 말자.

내가 나를 힘들게 괴롭히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힘들다. 고난과 역경이라는 거친 유리 바람이 나를 상처 내지 않도록 뒤로 물러서서 바람이 그치길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인생이 너무 힘들  잠시 다른 곳 눈을 돌려보자. 음악, 그림, 운동 아니면 음식도 괜찮다.




 나는 먹는 것을 누구보다 좋아한다. 식영과를 선택한 것도, 영양사의 길을 갔었던 것도 내가 먹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용기를 내어 이 매거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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