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일, 이렇게 3일을 앓았다. 앓았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밥 먹고, 약 먹고, 시름시름 거리다 잠 들고, 열이 나서 잠이 깨고, 다시 밥 먹고 등...
아프는 바람에 오롯이 3일간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자연스레 카톡도 안 봤다. 세상과의 거리 두기.
정말 필요한 외출만 하고 나가지 않았다.
사실 핸드폰을 보기 싫기도 했다. 누구랑 이야기 나누는 게 이렇게 싫을 때가 있었을까.
친한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조차 과제처럼 느껴지고, 누구와 만나도 내 얘기 하기도 싫고 그냥 그 사람의 얘기를 들으며 최소한의 리액션만 한 것 같다.
-> 그런데 오늘 금쪽상담소 위너 편을 보다가, 송민호 모습이 나랑 많이 닮아 있더라. 오 박사님은 송민호가 현재 상태가 안 좋고, 그걸 멤버들에게 풀어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극도로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친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졌다. 말없이 있으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데 그러다 어떤 생각에 푹 빠져 버리기도 했다.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영화도 한 편 때리고, 먹고 싶었던 것들 먹고, 역시나 그렇듯 음악을 많이 들었다.
예외가 있었으니, 집을 보러 오실 때 잠깐 깼다.
그때 부동산 사장님이 강단 있게, 내가 전화를 보지 않았지만 집을 보러 오심으로써, 드디어 집이 나갔다.
그냥 운명인가 하고 얼른 나도 다음 집을 정해진 기한 내에 구해야 겠다.
외롭다는 느낌도 있었다. 외롭다 - 마음 편한 누군가와 같이 있고 싶다와, 혼자가 편하다, 아무 신경 쓸 것 없이 편안하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교차하는 3일이었다.
좋은 시절이 다 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근거가 없다고 다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