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Wondering At This Hour
지금쯤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저녁상을 가볍게 차린 후 흔들거리는 플라스틱 유리 식탁에 앉아서 먹었으려나, 아니면 한 그릇 안에, 밥과 반찬을 넣어 부엌과 자연히 연결되어 있는 거실로 가, 소파에 앉아 몇 달 전에 이미 유행했던 늦은 감 있는 드라마를 보면서 먹었으려나.
이 곳의 밖은 날이 밝아 오고 있고 창 아래 도로는 비어있다. 당신은 다가오는 밤의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나이가 들면서 편한 것을 추구해 왔다. 그래서 당신은 그렇게 저녁을 보내고 밤을 맞이한다. 혼자 있는 시간에는 간단하게 있고 싶어 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았던 나는, 결코 편하게만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사는 것으로 보였다. 조금 더 신경 쓰면 좋지 않겠나. 밥 한 끼 먹는 것이라 할지라도, 조금 더 관심을 둬서 맛있고 조금 무거운 밥상을 차리면 좋지 않겠나. 당신이 무서워하는 밤이 아닌 대낮에, 맛있다 하는 곳을 친구나 아들을 데리고 가보면 어떻겠나. 음식의 맛에 질문도 해보고, 꾸며진 인테리어의 식당을 둘러보기도 하면 좋지 않겠나.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만큼은 신경 쓰고 살고 싶지 않다는 당신의 모습에 불편해하는 딸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해질 수는 없겠나.
난 그랬다. 허리가 늘어진 얇은 잠옷 바지에, 목이 늘어나도 한참 늘어난 아들의 티셔츠를 입고 좁은 공간에서 머무르는 당신의 생활에 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엄마에 관하여> 메거진은 "[1] 20일의 여름 여행, 엄마에게로"부터 시작되는 시리즈 글의 모음입니다. 1편부터 읽어주시면 글의 흐름과 이해해 도움이 되실 거예요 :)